(인터뷰)‘파이프라인’ 서인국 “‘쓱’하면 ‘척’하는 핀돌이 탐난다”
“‘도유’ 소재 생소함 끌렸고 ‘핀돌이’ 매력에 빠져 출연 결정”
‘비루한 인간들 카니발’…”낯설지만 배우들 호흡 최고였다”
2021-06-02 12:30:10 2021-06-02 12:30:1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2009 Mnet ‘슈퍼스타K’ 우승 이후 연예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화려함이란 수식어는 사실 양날의 검이다. 화려한 꽃은 빨리 꽃잎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수려한 외모와 빼어난 보컬 실력은 분명 넘치는 스타성의 밑거름이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날 것그대로의 느낌이 문제였다. 그의 성공을 크게 점치는 이들이 주변에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도 그래서였다. 그리고 진짜는 그와 같은 방식으로 데뷔한 전례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그의 데뷔와 롱런에 의문을 달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그의 낙천적인 성격 그리고 앞서 언급한 날 것의 이미지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수로서의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무대 위 3분여 간의 연기가 아닌 그의 장점을 더욱 더 뽐낼 수 있는 연기의 세계가 손짓을 했다. 다양한 드라마에서 그의 존재감은 순식간에 압도적이란 찬사를 이끌어 냈다. 오랜만에 배우 세계에 진짜 물건이 등장한 것이다. 그게 벌써 12년이 됐다. 가수 겸 배우 서인국에 대한 얘기다. 그가 하면 숨이 죽은 무엇이라도 펄떡이는 힘을 내며 요동을 치게 만든다. 유하 감독의 신작 파이프라인핀돌이역할은 그래서 서인국이 아니었다면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다.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핀돌이는 오롯이 서인국의 그런 힘 때문이다.
 
배우 서인국.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서인국은 8년 전 영화 노브레싱이후 두 번째 스크린 출연작이 이번 파이프라인이다. 단 두 번 만에 유하란 레전드 장르 연출자를 만난 셈이다. ‘유하란 이름에 설레지 않을 남자 배우가 있을까 싶다. 서인국 역시 이런 질문에 격하게 공감을 하며 웃는다. 유하 감독이 데뷔 이후 처음 파격적으로 스타일 변신을 선언한 작품에서 가장 중심에 선 인물을 연기한 소감은 그래서 설레고 떨렸다.
 
너무 기분 좋죠(웃음). 유하 감독님께서 절 찾으신단 얘기에 너무 놀랐기도 하고 또 부담도 됐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사실 무조건 한다고 출연 결정부터 하고 페이지를 넘겼죠. ‘도유란 소재의 생소함도 눈길을 끌었지만 핀돌이캐릭터가 제 성격과도 잘 맞는 것 같았어요. 묘한 매력이랄까. 범죄자이지만 자신감도 넘치고 두뇌회전도 빠르면서 성깔도 있고. 감독님이 촬영마다 칭찬을 해주시면서 디렉션을 주셔서 용기도 듬뿍 얻었어요.”
 
파이프라인핀돌이는 이름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핀돌이란 별명으로만 등장한다. 이건 유하 감독이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설정한 가이드라인이란다. 실제로 도유세계에서 천공 기술자들은 가장 메인이자 중심이 되는 인물들이라고. 그래서 어느 누구도 이름을 알지 못한단다. 그저 그 세계 사람들이 부르는 별명 정도만이 등장한다고. ‘핀돌이란 별명처럼 서인국이 만들어 낸 인물은 통통 튀고 거침없고 또 앞으로 뻗어나가는 힘도 강하다.
 
배우 서인국.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저랑 비슷한 점도 있지만 우선 핀돌이와 저 서인국이 다른 점이라면 두뇌회전이랄까요(웃음). 핀돌이는 상황 파악을 빠르게 해서 대처를 하지만 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서 어느 순간에는 하고 있어요(웃음). ‘핀돌이는 그냥 하면 하고 정리하잖아요. 그리고 순식간에 팀원들을 이끌고 상황을 정리하고. 그런 빠른 상황 판단 능력은 정말 부러워요. 물론 그렇게 정하고 직진만 하는 스타일은 저랑도 굉장히 비슷한 것 같아요.”
 
핀돌이는 지하세계에서 위험한 도유직업을 이끌어야 한다. 영화에서도 등장하지만 천공과정은 유증기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이다. 실제로 천공 과정에서 유증기 폭발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고. 물론 이 과정 자체가 범죄이기에 현실에선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고. 이런 위험한 작업을 이끌어야 하는 핀돌이는 날카롭고 까탈스런 성격을 드러낸다. 영화 내내 신경질을 내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 물론 그것도 콘셉트일 뿐이지만 말이다.
 
실제로 제가 그런 까탈스런 성격은 절대 아니에요(웃음). 말씀 하신 대로 위험한 작업을 하다 보니 성격도 좀 거칠고 또 서로 모였다 흩어지는 도유꾼들 특성 탓에 크게 정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우선 핀돌이연기를 하면서 제가 좀 날카롭게 보인다고 하신 분들이 많은 데 그렇게 체중 감량을 하진 않았어요. 반면 지금 출연 중인 드라마 어느 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선 10kg 정도 감량을 했어요. 전 감량이 크게 어렵거나 그런 타입은 아니라서 문제 될 건 없어요.”
 
배우 서인국.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파이프라인은 유하 감독이 데뷔 30년 만에 파격적인 변신을 선언하면서 첫 선을 보인 작품이다. 그래서 연출자인 유하감독 이름을 지우고 영화를 본다면 누가 연출을 했는지가늠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색다른 스타일이긴 하다. 무엇보다 멀티캐스팅 그리고 범죄 오락물 여기에 케이퍼 무비를 연상케 하는 장르 스타일은 이 정도 규모의 영화 속에서 항상 봐왔던 배우들과는 전혀 다른 낯선 얼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건 감독님이 영화 촬영 시작 전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한 번 말씀해 주신 부분이에요. 우리 영화는 비루한 인간들의 카니발이다라고. 그래서 낯설고 새로운 얼굴들이 필요하다. 아마추어적인 느낌들이 강해야 한다. 그런 느낌의 사람들이 만나서 축제를 벌이는 장면. 감독님이 생각하신 그림이 너무도 명확해서 한 번도 고민을 하시지 않으셨어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전 이번 영화로 정말 많이 성장한 느낌이에요. 다른 배우 분들도 저와 같은 생각이실 거에요.”
 
인터뷰 말미에 이번 영화와 전혀 상관없는 질문을 하나 던졌다. 사실 서인국하면 떠오르는 장면으로 이 모습을 꼽는 분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슈퍼스타K 우승순간? 첫 드라마 출연 순간? 예능 출연? 첫 가수 데뷔 무대? 모두 아니다. 서인국을 알고 있는 대중들이 기억하는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는 모습은 바로 딸기 씻는 서인국장면이다. 과거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공개된 충격적인 장면이다. 지금도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른바 로 존재하고 있다. 벌써 8년 전 모습이다.
 
배우 서인국.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하하하. 그 장면이 그렇게 충격적으로 기억될지는 진짜 몰랐어요(웃음). 그때까지만 해도 전 모두가 딸기를 그렇게 씻어 먹는 줄 알았어요. 진심으로(웃음). 저 방송 나간 뒤 사실 정말 멘탈이 나갔었어요. 하하하. 지금은 과일 전용 세제와 베이킹 소다 이용해서 정말 깨끗하게 씻어서 먹어요. 진짜 그때 그 장면 이후 과일만큼은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깨끗하게 씻어 먹습니다.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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