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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경고’에 고전하는 철강주…증권가 “중국 영향 제한적”
주요 철강주 월 초 대비 주가 20% 급락…철강값 중국과 디커플링 심화, 상승추세 여전
2021-06-01 06:00:00 2021-06-01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던 철강주들이 주춤하고 있다. 이달 중국 정부가 원자재 가격 급등을 통제하기 위해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철강을 비롯한 일부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다. 철강주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중국의 영향이 제한 것일 것이라며 글로벌 철강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철강주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0거래일간 코스피 철강금속 지수는 4.78%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 전 업종 지수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앞서 이달 초까지 철강주들은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미국과 중국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이 발표됐고,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철강 수요도 살아났다. 더불어 철광석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생산량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각종 호재에 POSCO(005490), 현대제철(004020)을 비롯해 국내 주요 철강주들도 모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 10일, 11일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으며, KG동부제철(016380), 동국제강(001230), 세아베스틸(001430), 고려제강(002240), 포스코강판(058430), 세아제강(306200) 등이 이달 초 신고가를 기록했다. 대한제강(084010)한국철강(104700)은 4월말 신고가를 기록했다.
 
철강주들의 상승랠리를 막은 것은 중국 정부가 철강을 비롯한 원자재값 급등을 막겠다고 나서면서부터다. 지난 12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원자재 가격의 급속한 인상을 지적했고, 19일에는 리커창 총리가 직접 원자재 시장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원자재 사재기 등 불법행위를 경고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중국 정부의 원자재 수급관리 관리와 가격 안정화 조치에 12일 이후 철광석 가격은 고점 대비 20% 하락했고, 철강·비철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했다.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12일 톤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19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철광석 가격이 내리면서 국내 시총 상위 10개 주요 철강주들의 주가는 고점대비 평균 18.25%나 하락했다. 한국철강이 26.35% 급락했으며, KG동부제철과 포스코강판도 20% 넘게 빠졌다.
 
철강주들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철광석 가격의 상승 추세가 여전하다며 조정 시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내수 가격 조정에도 북미, 유럽 철강 가격은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회수하여 실수요 모멘텀을 꺾기 전에는 추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의 철강(열연) 가격이 톤당 753달러까지 떨어지는 동안, 서유럽 열연 가격은 5회 연속 상승하며 톤당 1344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미국은 톤당 1680달러를 기록 중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열연 내수 가격은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이고 있고, 한국도 철근 유통가격이 1주일 만에 28.3% 급등했다”며 “철강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철강 가격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탄소감축을 위한 철강 감산으로 타이트한 철강 수급이 연내 지속될 전망”이라며 “철강 스프레드 확대 전망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된 열연제품. 사진/포스코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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