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무브 투 헤븐’ 이제훈 “위로를 주는 배우가 목표다”
작품 속 실제 모델 만났던 경험…“숭고하게까지 느껴졌었다”
“내가 작품 선택 하고 연기하는 이유 위로 때문, 그게 최우선”
2021-05-25 12:24:00 2021-05-25 12:24: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이제훈은 분명히 달려졌다. 아마도 달라진 시점은 영화 사냥의 시간부터 일 듯 하다.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눠보면 작품 속 이제훈의 모습은 분명히 달라 보인다. 눈에 띌지 아니면 띄지 않는다고 해도 이제훈이 뿜어내는 보이지 않는 기운까지도 그렇게 다가온다. 이건 그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그때나 지금이나 언제나 이제훈은 이제훈일 뿐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훈 본인이 아마도 이런 변화를 원했던 것 같다. 분명히 그랬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다른 무엇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는 전달자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정하고 달려가진 않았나 싶다. 최근 드라마 모범택시김도기란 인물이 완벽하게 상상 속 판타지를 실현시켜주는 인물이라곤 하지만 모두에게 너무도 응원을 받는 인물이란 점 또한 그랬다. 그래서일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 입니다의 상구 역시 이제훈이 바라보고 걸어가야 할 배우로서 다가서야 할 그런 인물이 아닐까 싶다.
 
배우 이제훈. 사진/넷플릭스
 
이제훈이 출연한 넷플릭스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 입니다는 국내 1세대 유품 정리사 김새별 대표의 논픽션 에세이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서 영감을 얻어 출발한 작품이다. 일반인들에겐 분명 낯선 직업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죽음을 마주하면서 살아야 한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한다. 배우이지만 신기했고 또 궁금했으며 그리고 만나보고 싶었다.
 
이 작품을 출발시키기 전에 먼저 김 대표님을 만나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죠. 실제로 만났었어요.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만나 뵈었을 때 당연히 뭔가 다르게 느껴졌었죠. 죽음을 마주하는 직업, 그들이 남긴 죽음의 흔적에서 사연을 접해야 하는 직업. 진실됨이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란 걸 알게 됐죠. 감당하기 쉽지 않은 걸 감당해야 하는 이 직업이 숭고하게까지 느껴졌었어요.”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 입니다' 스틸. 사진/넷플릭스
 
이제훈은 현재 방송 중인 SBS 드라마 모범택시로 대중의 불편한 속내를 시원스럽게 긁어주는 사이다 히어로 역할을 수행 중이다.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 입니다모범택시와는 비슷한 구석을 찾아 볼 수 없는 작품이다. 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의외로 비슷한 구석이 너무 많은 작품이다. 그 중심에는 공교롭게도 이제훈이 자리하고 있다. 두 작품에서 모두 그는 대중들의 불편한 속내를 긁어주고 위로하는 인물이다.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지점을 말씀해 주셨어요. 궁극적으론 제가 연기를 하는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그 지점이에요. 내가 작품을 선택을 하고 캐릭터를 연기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남겨 졌으면 하는가. 바로 위로에요. 전 그게 우선이에요. 그런 점에서 무브 투 헤븐이나 모범택시모두 다르지 않죠. 하지만 모범택시는 현실에선 결코 일어나면 안될 일이잖아요(웃음). 그런 면에서 전 개인적으로 무브 투 헤븐의 방식이 시청자분들에게 뭔가 전달되는 게 있길 바라는 거죠.”
 
배우 이제훈. 사진/넷플릭스
 
그런 바람은 또 하나의 공교로운 공통점을 만들어 냈다. ‘모범택시김도기그리고 무브 투 헤븐의 상구 모두 거칠게 살아온 인물들이다. 결이 다르다고 해도 부드럽고 곱상한 이미지의 이제훈과는 사실 뭔가 친밀하게 붙는 캐릭터들은 아니다. 이제훈은 액션이 강렬한 두 작품을 연달아 하면서 고생 아닌 고생도 심하게 했다. 이 정도면 당분간은 몸을 만들어 작품에 임해야 하는 장르는 사양이라고 할 정도다.
 
평소에도 운동 정말 꾸준하게 했었어요. 근데 상구 캐릭터는 보시는 분들에게 뭔가 확실하게 각인을 시켜야 할 지점이 있었다고 봤어요.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네 달 전부터 운동을 했죠. 지금생각하면 진짜 과하다 싶을 정도로 했어요. 작년 1월부터 5월까지 일주일에 6일 정도를 했으니까요. 내가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끝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이 정도의 준비를 해야 하는 다른 작품이 섭외가 온다면. 진짜 쉽게 답하기 힘들 거 같아요(웃음)”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 입니다' 스틸. 사진/넷플릭스
 
배우로서 작품을 대할 때의 스토리 그리고 캐릭터 성격 등도 중요하지만 사실 포맷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동안 이제훈은 영화 드라마, 다시 말해 하나의 주제로 하나의 스토리가 이어져 가는 작품을 소화해 왔다. 하지만 무브 투 헤븐은 좀 다르다. 넷플릭스 시리즈 전매특허인 에피소드 형식이다. 1회부터 10회까지 이어지는 동안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화한다.
 
앞으로 드라마에서 에피소드 형식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에피소드 형식이 사회현상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형식이자 포맷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무브 투 헤븐도 그 과정에 있는 것 같고요. 저 개인적으로 아직 보시지 않은 분들에게 추천하자면 두 번째 에피소드를 꼭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눈물이 차 올랐다면 전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정말 펑펑 울었어요. 되게 가슴 절절해요. 이 에피소드를 기점으로 뭔가 더 다양해지는 색깔도 있고요.”
 
배우 이제훈. 사진/넷플릭스
 
사실 가장 궁금한 지점이기도 했다. 이제훈이 변했단 느낌.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분명히 변해 보였다. 나이가 들었기에 그랬을 수도 있고, 작품을 보는 눈이 어떤 모멘텀을 겪으면서 변했을 수도 있다. 또한 어떤 경계선을 중심으로 트레이닝을 겪은 뒤 자신의 내면에 자리한 진짜가 이제야 드러나는 것일 수도 있다. 그에게 변화의 갈증을 느끼게 했던 이유는 이랬단다.
 
글쎄요(웃음). 전 항상 변화를 원했고 또 그 욕구를 느끼고 살았어요. 외모적이나 연기적 그리고 연기의 방식 등 모두에서죠. 전 언제나 모두에게서 또 어떤 작품을 하던 궁금한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그걸 원하고 있고요. 캐릭터로서의 새로움도 분명히 중요하죠.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작품 속에서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봐요. 스스로 만족하고 부끄럽지 않다면 분량은 제가 중요한 지점은 절대 아니에요.”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 입니다' 스틸.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특성이다. 1회부터 10회까지 시즌1’으로서 막을 내렸다. 충분히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넷플릭스에 전편이 공개된 뒤 시즌2’에 대한 요구가 온라인을 통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제작의 결정은 넷플릭스가 쥐고 있다. ‘무브 투 헤븐출연 배우로서 이제훈도 당연히 시즌2’에 대한 바람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다.
 
저도 시즌2에서 이어질 얘기가 궁금해요. 제작 됐으면 정말 좋겠죠. 시즌2에선 뭐랄까 좀 더 성숙한 상구의 모습이 등장하지는 않을까 싶어요. 만약 시즌2’가 제작이 된다면 불법 경기를 하는 상구는 이제 없으니 몸을 안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진짜 몸 만드는 건 이제 당분간 좀 쉬어야 할 듯 해요. 하하하. 근데 뭐 작가님이 써주시고 제작이 확정된다면 또 해야지 어떻하겠어요(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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