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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공시 불가 자료에 네이처셀 상한가…거래소, 뒷짐지고 규정 핑계만
네이처셀, 관계사 알바이오 임상 3상 성공 자료 홍보…17일 상한가 직행
거래소 "해당 보도자료, 네이처셀 관련 공시 사항 아냐…공시 의무 없어"
라정찬 대표 등, '조인트스템' 관련 주가 조작 혐의 항소심 진행 중…투자자 불안감 가중
2021-05-24 16:03:39 2021-05-25 14:01:19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네이처셀(007390)의 호재성 보도자료에 대한 사실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할 금융당국이 공시 규정을 핑계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이사. 사진/라정찬 공식유튜브 캡처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기업 네이처셀은 지난 17일 관계사인 알바이오가 개발 중인 세계 최초의 자가지방 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중증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국내 3상 임상시험이 성공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해당 보도자료는 개장전 일제히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게재됐다.
 
알바이오의 임상 3상 성공이란 호재가 터지며 네이처셀은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29.79%)까지 치솟았다. 상한가 다음날인 18일에도 장 초반 20.98% 급등 출발하며 재차 신고가(1만8450원)를 경신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급락세로 돌변하며 이날 종가는 신고가 대비 25% 급락한 1만3850원에 마감했다. 
 
네이처셀은 줄기세포사업부문의 주요사업으로 알바이오가 임상 3상 성공을 발표한 조인트스템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알바이오의 임상 성공 소식 이후 네이처셀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의 매수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해당 보도자료는 임상시험 수탁기관 엘에스케이 글로벌 피에스(LSK Global PS)로부터 임상 결과를 받은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확인 받은 결과가 아니다. 
 
보도자료의 신뢰성을 검토해야 할 금융당국은 현재 상황에서 관련 기업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보도자료 배포는 사전에 협의된 내용이며, 네이처셀의 임상 성공이 아닌 관계사 알바이오의 임상 성공 자료라 네이처셀의 공시 의무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보도자료 배포 이후 이틀 연속 50% 가량 주가가 급등했지만 조회공시 요구 등을 통해 투자자에게 전달할 사항도 현재까지 없다는 게 거래소의 입장이다. 거래소는 상장기업이 발행한 주권 등의 가격이나 거래량에 현저한 변동이 있는 경우 상장기업에 중요한 정보 유무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조회공시 제도를 두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급격한 가격 변동 등 해당 종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이상 거래가 발생하면 관련 기업에 조회공시 요구 등을 할 수 있다"면서도 "해당 기업 관련 조회공시에 해당하는 수준의 이상 거래 모니터링 결과는 현재까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규정을 핑계로 사실에 입각한 기업 정보 전달 기능을 소홀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인트스템' 관련 주가 조작 관련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인 점도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정찬 네이처셀 및 알바이오 대표이사 측은 지난 2017년 6월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 물질 '조인트스템'에 대한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식약처에 신청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해 약 235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성수제)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라 대표 측이 ‘조인트스템’에 대한 식약처 조건부 품목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신약 효과를 과장한 허위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유포하고, 신약 효과를 과장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이 신약 효과를 과장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고 주장하는 신약 물질이 이번에 알바이오가 임상 3상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조인트스템’이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이번 조인트스템 국내 임상 3상 성공 소식이 재판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 대표는 2001년 알앤엘바이오를 설립한 후 2013년 배임, 횡령,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돼 2015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알앤엘바이오는 현재 상장폐지된 상태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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