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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새 책)'바다의 기도'·'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외
2021-05-12 00:00:00 2021-05-12 00:00:0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2000년대 초중반 20대를 보낸 저자가 바치는 한 세대의 회고 서사다. 소설은 삼수생 ‘나’와 의대에 입학했지만 적응하지 못하는 ‘장의사’의 패배한 여름 풍경(‘우리가 가능했던 여름’)을 펼친 뒤 청춘의 불안과 이별, 재회에 관한 주제들을 통과해간다. 저자는 “상실은 내가 처음 글을 쓰려고 했을 때부터 나를 붙들고 있던 문제”라고 한다. 다만 그것을 미화하거나 낭만화하진 않는다. 현재와 연결해 우리 앞에 놓인 유의미한 진실들을 발견해낸다.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창비 펴냄
 
2021년 4월 보궐선거 결과는 90년대 생들이 주도한 판 뒤집기였다. 개인주의, 정치적 보수화, 혐오와 증와, 공정에 대한 갈망… 90년들의 행동을 두고 여러 비평과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책은 90년대 생인 저자가 한국사회를 들썩이는 세대론과 386에 대한 찬반 논쟁, 교육론과 국가론을 파헤친다. 각각의 사인을 섣부르게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대신 그 기원과 맥락을 따지는 데 주력한다. ‘K 열풍’의 이면과 청년들이 겪는 무한경쟁 상황을 명민하게 연결 짓는다.
 
 
K를 생각한다
임명묵 지음|사이드웨이 펴냄
 
정말로 얼음이 녹아 몇 년 내 북극곰이 멸종할까. 저자는 인류 곁을 유령처럼 맴돈 ‘종말론적 환경주의’의 실체를 찾아 나선다. 지난 30년 간 환경 연구를 진행해오며 타임지의 ‘환경 영웅들’에도 선정된 그는 “지구의 허파는 불타고 있지 않으며 세계는 멸망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다. 국제 학술자료를 근거로 ‘기술’이 오히려 환경을 개선시키고 있음을 데이터로 보여준다. 맹목적인 기후 활동가들의 허영성을 꼬집으며 환경 변화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노정태 옮김|부키 펴냄
 
유년 시절부터 식물학자를 꿈꿨던 저자는 학술용 식물도해도를 그리다가 본격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영국왕립원예협회 보태니컬 아트 국제전시회에서 총 세 차례 금메달을 수상, 이후 식물 연구와 그림을 병행하고 있다. 책에서는 씨앗부터 뿌리, 줄기, 꽃, 열매까지 종류별 각각의 의미와 역할을 살핀다. 물 위에 사는 개구리밥부터 곰팡이와 공생하는 난초, 5000년 이상 살고 있다고 추정되는 므두셀라 나무…. 식물들의 모습을 통해 생존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식물학자의 노트
신혜우 지음|김영사 펴냄
 
탐라 시절부터 제주는 그 고유의 아름다움 탓에 외부 침략에 시달려야 했다. 진, 당, 송, 원 황제들은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신하를 보내기도 했고, 목호 세력을 통해 실질적 주인행세를 하기도 했다. 제주 선조들은 침략을 막기 위해 성을 쌓고 봉기하며 끝내 역사를 지켜왔다. 탐라시대부터 4.3 항쟁에 이르기까지, 옛 그림들을 책 한 권에 담았다. 18세기 김남길의 41폭 그림 ‘탐라순력도’를 중심으로 오늘날까지 흘러온 제주 역사 구석구석을 살펴준다.
 
 
옛 그림으로 본 제주
최열 지음|혜화1117 펴냄
 
2015년 전 세계를 울린 난민 소년의 죽음이 있었다. 차갑게 굳은 채 해변으로 밀려온 세 살배기 소년 아일란 쿠르디. 그리스행 배에 탄 이 터키 소년의 죽음은 난민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을 촉발시킨 계기가 됐다. 난민이었던 저자가 펜을 든 계기도 이 때문이다. 저자는 난민 소년 마르완의 눈으로 가족의 이야기들을 전한다. 망망대해 아래 ‘작은 점’이 돼 바다를 가르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기도하는 이들의 모습이 차별과 생존에 관한 문제를 환기시킨다.
 
 
바다의 기도
할레드 호세이니 글|댄 윌리엄스 그림|명혜권 옮김|스푼북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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