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원 "대검 차장이 시켰다"...봉 전 차장 "사실과 완전히 달라"
입력 : 2021-05-07 20:26:29 수정 : 2021-05-07 20:26:29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이규원 전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측이 2019년 봉욱 전 대검찰청 차장검사의 지시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전 차관의 출국금지에 대검이 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는 최근 이 사건 관련 수원지검에서 서면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봉욱 전 차장검사는 수원지검 서면조사 관련 “말씀 드릴 수 있는 게 없다”며 “(김학의 출국금지 지시는)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선일)는 7일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 대한 첫 공판 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이 검사 측은 “이 검사는 봉욱 전 대검 차장검사의 지시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를 발송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2019년 3월 22일 심야에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금지됐는데 당시 봉욱 변호사는 대검찰청 차장검사였다. 
 
이 같은 발언에 재판부는 조만간 봉욱 전 차장검사를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 검사와 차 본부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검사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공소권 유보부 이첩’을 내세웠다. 이 검사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제기 자체는 공소권을 위반한 것으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공소권 유보부 이첩 조항’은 판·검사의 비위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하더라도 기소 여부는 공수처가 결정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검찰은 “공수처가 언급한 '유보부 이첩'이란 용어는 법조계에 있던 용어도 아니고 공수처에서 만들어낸 용어"라고 반박했다. 공수처의 ‘공소권 유보부 이첩’ 조항은 내부 사건사무규칙에 불과해 사실상 효력이 없다는 얘기다.
 
검찰은 “‘공소권 유보부 이첩’ 조항이 포함된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은 법제처 심사도 거치지 않았다”며 “공수처 내부 규칙에 의해 검찰의 기소권은 제한되지 않으므로 이 검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는 적법하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검찰은 이번 재판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사건을 다루는 게 아닌 이 검사와 차 본부장의 절차 위법 여부를 가리기 위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 3월 공수처에 이 사건을 이첩했으나 다시 공수처가 재이첩하면서 사건 처분권은 검찰에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이 검사의 ‘윤중천 보고서’ 허위작성 및 유출 혐의 건을 두고 두 달 여의 시간을 끈 공수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사건이 50일 전 공수처에 이첩됐는데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 같다”며 “하루 빨리 병합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이 검사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가능한데, 이대로라면 반쪽 재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3월 서울중앙지검이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으나 공수처가 두 달 간 기록만 검토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공수처의 결정이 계속 늦어진다면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사건 재판도 '반쪽'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검사 측 변호인도 아직 공수처에서 조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이 검사는 공수처의 재이첩 요구에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한 것에 대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헌재 결정을 기다리기엔 기약이 없다”며 “일단 다음 공판 준비기일까지 어느 기관이든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검사와 차 본부장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은 공수처 수사 등을 감안해 다음달 15일에 열릴 예정이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지난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법무부 정책 추진상황을 브리핑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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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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