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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주린이 울리는 스팸문자, 일벌백계해야
2021-04-27 06:00:00 2021-04-27 06:00:00
“지수는 올라가는데 내 계좌는 손실인가요? 정보주로 거침없는 수익부터 먼저 검증해드리겠습니다.” “코스닥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아직도 파란 불에 시달리시는 분들 초대박 수익 여기 있습니다.”
 
주식 계좌를 개설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받아볼 법한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강력 매수 타이밍’, ‘빨간불’, ‘수익률 200%’ 등 자극적인 단어가 주식 투자자를 현혹시킨다. 이런 내용의 문자 메시지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심각한 수준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특히 주식 열풍이 일어난 작년부터 주식을 하는 초보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신한은행이 발간한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주식투자자 10명 중 7명은 주식 계좌에 처음 가입했거나 신규 종목을 매수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주식 거래자 중 85.8%가 지난해 신규로 투자한 이른바 ‘주린이(주식+어린이)’라고 답했다.
 
주린이의 등장에 주식 리딩방에 성행은 날로 판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 직원을 사칭한 주식 리딩방까지 성행하고 있을 정도다. 뒤늦게 한국거래소도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고 느꼈는지 투자유의 안내를 발표했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주식 리딩방 등 관련 투자유의 안내’를 공개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주식 리딩방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광고성 스팸문자를 발송해 오픈 채팅방으로 유인한 후, 고급 정보 등을 빌미로 고액의 유료회원 가입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회원의 매수를 유도한 후 미리 매수한 물량을 매도하는 선행 매매 등 불공정거래 발생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는 주식 리딩방 등 유사투자자문업체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과 시장 감시를 강화하고 불공정거래 혐의 발견시 신속하게 감동당국에 통보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후 처리만으로는 부족하다. ‘동학 개미’는 저축을 줄이는 대신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일 만큼 ‘빚투’의 우려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로 취업이 어려운 20대 청년들부터 자영업에 비상이 걸린 30대까지 대다수 젊은이의 시선이 주식 투자에 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불법 투자로 인한 선량한 투자자들의 손실은 곪은 상처에 더욱 깊은 흉을 지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매혹적인 말로 투자자를 꼬득여 자신의 이익을 부풀리는 세력이 판을 친다. 당국은 단순히 ‘투자유의’를 넘어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본보기가 필요할 때다.
 
신송희 증권부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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