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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는 유통업계)①M&A·신사업 진출로 성장동력 확보
롯데, 이커머스·바이오 시장 눈독…신세계, 야구단·W컨셉 인수 등 광폭 행보
2021-04-04 09:00:00 2021-04-04 09:14:19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회장. 사진/각사 제공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쿠팡, 네이버 등의 급성장으로 유통업계가 급변하는 가운데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 등 투자를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온라인 여성 패션 편집몰인 W컨셉을 2000억원대 후반에 인수했다. W컨셉은 지난 2008년 10월 설립된 회원 수 500만에 육박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여성 패션 편집숍 부문에서는 1위 사업자다. SSG닷컴은 핵심 경쟁력 유지를 위해 현재와 같이 플랫폼을 이원화해 별도 운영하는 한편, 신세계그룹이 갖춘 인프라를 활용할 예정이다. 체계적인 물류시스템을 접목해 배송 효율성을 높이고, 입점 브랜드들이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채널에 선보이는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 규모를 키워 시장 지배력 확장에 본격 나서고 있다. SSG닷컴은 4월부터 오픈마켓 시범 시범 운영을 위해 입점 판매자를 위한 전용 플랫폼 '쓱 파트너스'를 운영하고 판매자를 모집한다. 오픈마켓은 플랫폼과 제공하고 다양한 판매자가 자유롭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단기간에 취급 상품 수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2500억원대 지분 교환을 통해 네이버와 동맹을 맺는 등 새로운 업태와 제휴를 통해 사업 영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M&A를 주도하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은 올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해 야구와 유통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가진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 50%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몸값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의 인수전에도 참여하면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각종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다만, 2016년 소주 브랜드 '제주 소두' 등을 인수하며 소주 시장에 진출했지만 적자 누적으로 지난달 철수를 결정한 바 있어 M&A가 뚜렷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롯데그룹은 유통을 포함해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등의 분야로 신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롯데는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확보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300억원 지분을 투자하며 사업 다각화 행보에 본격 나섰다. 이와 더불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면서 확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초  ‘2021년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고, 이는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의 이 같은 신사업 전략은 이훈기 경영혁신실장(부사장)이 있는 지주 경영혁신실에서 이끌고 있다. 지난해 8월 선임된 그는 롯데지주에 오기 직전 KT로부터 인수한 롯데렌탈을 이끈 경험이 있으며, M&A 전문가로 알려져 신 회장의 사업 혁신 판단 의중을 드러낸 인사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M&A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보수적인 조직 문화 등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이며, 핵심 인력 이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역량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뷰티와 헬스케어, 바이오, 친환경, 고령친화 등 분야를 미래 신수종 사업 분야로 정하고 사업 영역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보유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와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미래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우선 지난달 25일 열린 주주총회 사업목적에 '원격평생교육 시설 운영'을 추가해 코로나19로 활황기를 맞은 온라인 문화센터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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