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접종 첫날…"자식들 전염될까 봐 맞았다"
고령층·노인시설 입소 및 이용자 등 총 366만명 대상
입력 : 2021-04-01 17:52:47 수정 : 2021-04-01 17:54:26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백신을 접종했는데 아무런 느낌도 안 난다. 자식들에게 전염될까 봐 맞았다. 아침에 고혈압약 먹고 해열제도 먹고 왔다"
 
만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본격 시행한 첫날의 모습은 어르신들로 북적였다. 접종 첫날인 1일 송파구 예방접종 센터의 접종 시작 시각인 오전 9시 전 분위기다.
 
접종 대상자들은 예방접종센터 1층에서 발열체크 후 QR코드를 입력하고 2층 대기실로 이동했다. 접종자들 가운데는 보호자와 함께 오거나 휠체어를 타고 온 이들도 있었다.
 
이날 송파보건소 첫 번째 접종 대상자인 박양성(85세) 씨는 "긴장하고 해서 대여섯 시간 잤다. 컨디션은 좋다"고 말한 뒤 예진표를 작성하고, 체온을 측정한 뒤 신원확인을 거쳤다. 이후 예진 대기실에서 번호표를 뽑고 예진을 대기했다.
 
국내 만 75세 이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1일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접종을 받게 되는 대상은 1946년 12월 31일 이전에 출생한 75세 이상 어르신 350만8975명, 노인 시설 입소·이용자와 종사자 15만4674명 등 총 등 366만3649명이다.
 
종사자는 나이와 상관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첫 일반 국민 대상이 75세 고령층이 된 이유는 코로나19 백신의 최우선 목표인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접종은 기존의 요양병원·시설 접종과 달리 특정 환경이나 직종을 고려하지 않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송파구 예방접종 센터의 경우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시간당 40명, 총 240명의 접종 대상자가 예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접종을 마친 서정옥(86·여) 씨는 "원래 멀미를 안 한다. 백신을 접종했는데 아무런 느낌도 안 난다. 가시로 찌르는 것보다 안 아프다"며 접종 소감을 밝혔다.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이 있는 서씨는 "전날 열나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약 먹고 접종해도 된다'고 말했다"며 "그래서 아침에 고혈압약 먹고 해열제도 먹고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자, 손녀, 자식들에게 전염될까 봐 맞았다. 경로당에서도 위험하다고 했는데 화이자는 괜찮다고 해서 맞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공개적으로 접종했다. 접종 직후 정 청장은 "제가 먼저 맞게 돼 송구하다"면서 "그러나 내가 먼저 접종해서 국민들이 조금 더 안심할 수 있고, 또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예방접종은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며 가족, 직장 동료들 건강을 지키고 일상을 회복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면서 "국민들은 순서가 되면 백신을 꼭 맞아주시기를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551명으로 전날(506)에 이어 이틀 연속 500명대를 기록했다. 
  
만 75세 이상 고령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일 서울 송파구 체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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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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