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공약 경쟁③)코로나 대책, 박영선 '10만원 지원금'vs 오세훈 '업종별 지원'
박, 소상공인 5000만원 무이자 대출…오, 서울시민 안심소득 시범실시
전문가들 '서울시 재정여력' 지적 "소상공인 지원자체도 후순위 공약"
2021-03-30 16:31:53 2021-03-30 16:31:5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 서울시민을 위한 위기극복 대책으로 재정 지원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박 후보는 '1인당 10만원 지급'을 대표로 한 재난지원금을, 오 후보는 1년간 최대 1억원까지 빌려주는 '4무 대출' 카드를 꺼내 들며 업종별 지원을 앞세웠다. 다만 1년 3개월의 임기를 가진 이번 시장이 대규모 예산을 확보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각 후보 캠프에 따르면 박영선·오세훈 후보의 대표적인 코로나19 대책은 재정 지원을 통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위기 극복으로 박 후보는 '보편 지급', 오 후보는 '선별 지급'에 방점을 찍고 있다.
 
박 후보는 "서울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씩 블록체인 기반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되는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가치를 보증하는 디지털화폐를 만들어 재정정책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는 시장이 된다면 서울시장 1호 결재로 이 같은 재난지원 계획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디지털화폐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1조원의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며 재원은 지난해 발생한 4조원의 순세계잉여금으로 충당이 가능하다고 했다. 원화가 아닌 디지털화폐가 위로금으로 지급되면 유통 과정을 분석할 수 있어 행정과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된다는 구상이다. 관련해 그는 "미래산업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어느 부분과 어느 지역이 가장 취약한지, 서울시민의 소비성향이 어떤지 파악과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소상공인에 최대 5000만원 무이자 대출 등 종합적 지원을 추진하고 코로나19 민생위기 대응 정책 수립 등 과정에서 자영업 단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박 후보는 또 고3 수험생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당겨 줄 것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고3 수험생들이 여름방학 동안 백신을 맞고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후보는 직접적인 지원 보다는 코로나로 경제적 피해를 본 사람들을 위한 선별적 지원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는 우선 정부에 업종별 매뉴얼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오 후보는 "집단 감염이 대부분 구치소·병원·교회 등에서 나왔고, 고강도 규제를 받는 식당·카페·체육·공연시설의 감염 비중은 크지 않았는데 정작 집단 감염시설에 대한 방역관리는 제대로 못하면서 다른 곳을 옥죄고 있다"며 "각종 업소 협회들과 머리를 맞대고 밤샘 토론해 각 업장별 시간대 특성을 반영한 매뉴얼을 만들면 거리두기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영업손실을 최소화하는 기준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민에 대한 '안심소득' 제도도 시범실시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중위소득 100% 이하 서울시민(4인 가구 기준 연 소득 6000만원)을 대상으로 안심소득 제도를 실시, 4인 가족의 연 소득이 2000만원이면, 중위소득 6000만원과의 차액 4000만원의 절반인 2000만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우선 200가구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진행한 후 점진적으로 확대해보겠다고 했다. 안심소득 제도의 200가구 소요예산은 연간 약 40억원 수준으로 현재의 기초생활보장제도 중 생계·주거·자활급여, 근로·자녀장려금 등 저소득층 대상 5개 복지제도를 통폐합해 증세 없이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자영업자를 위한 이른바 '4무 대출 보증'도 약속했다. 1억원 한도로 보증금, 이자, 담보, 복잡한 서류 없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두 후보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시의 재정여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서울시 재정이 어려움에 빠졌는 것을 (후보들이)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1, 2, 3차 추경이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추경 할 수 있는 여력도 없고, 부채를 낼 수 있는 채권도 없고 법적으로 거의 끝까지 와있다. 한계에 와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의 공약인 10만원 재난지원금에 대해 조달 방식을 문제 삼았다. 그는 "4조원의 순세계잉여금으로 충당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6월에나 확인할 수 있으며 모두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 공약인 안심소득에는 "200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실시 하겠다는 것인데, 결국에는 실시하겠다는 공약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두 후보 모두의 공약 1순위가 도시개발에 있는 만큼 재정 조달 측면에서 후순위에 밀려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들이 실효성이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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