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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75세 이상 접종 시작…전문가 "접종 금기 해당하는 만성질환 없어"
"기저질환자 반드시 접종해야, 코로나에 취약"
접종 후 무리한 운동, 목욕, 음주 등 삼가
아나필락시스, 15~30분 관찰 필요…90% 이상 현장서서 확인
2021-03-29 20:26:19 2021-03-29 20:26:19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다음달 만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어려운 만성 질환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접종 여부는 당일 몸 상태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9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예방접종 전문가 초청 설명회'에서 "특정한 만성질환이 백신 접종 금기에 해당하는 건 없다"며 "질환이 아니라 접종 당일 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문가 초청 설명회는 다음 달 1일부터 접종이 진행되는 만 75세 이상 접종 대상자의 질문을 받는 자리가 마련됐다. 질문 중에는 심장 수술을 했고, 심장병이 있는데도 백신 접종이 가능한가란 물음이 나왔다.
 
최 교수는 "심장 수술 과거력, 부정맥, 심부전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백신 접종 금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복용 중인 약 중 출혈 경향성을 만드는 약물이 있을 수 있다. 접종 후 부위를 잘 눌러서 혈종(출혈로 혈액이 한 곳에 고여 형성된 혈액 덩어리)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히려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며 "예방접종 우선순위를 정해서 기저질환자와 고령자부터 접종하는 이유가 코로나19라는 병 자체가 기저질환자와 노약자에게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80세 이상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의 5%에 불과하지만, 사망자의 절반이 80세 이상 확진자다. 이 중 요양병원 입원 환자나 요양원 입소자가 전체 사망자의 3분의 1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단순 만성 질환을 가지신 분들, 건강한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 이익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다"며 "대부분의 만성질환자도 현재 몸 상태가 좋고, 급격한 증상 악화가 당장 없다면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교수는 "말기 질환을 가졌거나 현재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접종을 피해야 한다"며 "그런 분들이 컨디션을 추스를 수 있고 충분한 평가가 가능할 수 있도록 2분기 접종은 기관별로 넉넉한 일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만성 질환보다는 접종 당일 몸 상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현 연세대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의료진이 접종 전 예진을 진행하고, 접종 금기가 있는지 사유를 검토하겠지만, 감기 기운이 있는 날 가면 맞을 수 없다"며 "접종 전까지 세 끼 식사를 잘하고 아프지 않도록 건강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접종 후에는 사후 관리를 잘 해야 한다. 무리한 운동은 당연히 안 되고, (접종) 하루~이틀은 목욕 등을 하면 안 된다"며 "고강도 운동, 음주도 삼가고 접종 부위는 당연히 깨끗이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당부 사항으로 "어르신은 접종 후 혼자 계시지 말고 다른 사람과 함께 계실 수 있으면 증상 발생 시 도움받을 수 있다"며 "이상반응이 하루, 이틀 뒤에 나타날 경우 질병관리청 1339 콜센터를 통해 도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발열, 두통 등 접종 후 일반적인 이상반응에 대해 최 교수는 "연세가 있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발열과 같은 이상반응을 경험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진다"며 "열이 나타나면 사람에 따라 맥박이나 혈압이 올라갈 수는 있다. 그렇지만 평상시에 혈압약을 복용하고 혈압이 어느 정도 조절된다면 혈압 급상승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접종 후 15~30분 안에 발생하는 중증 이상반응인 아나필락시스도 대부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아나필락시스는 접종 후 15분에서 30분 정도 접종 장소에서 관찰하면 거의 90% 이상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늦어도 1시간 이내에는 대부분 나타나 접종 장소에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나도 조기에 인지되고, 에피네프린과 같은 약물이 바로 투여되고, 호흡기 보조가 잘 이뤄지면 대부분 잘 회복될 수 있다"며 "인과관계가 확실치 않거나 드문 다양한 이상반응은 면역글로불린이나 스테로이드 등 다양한 약물로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상반응에 대한 두려움을 너무 많이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오전 광주 북구 신안동 한 요양병원에서 의료진이 65세 이상 입소자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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