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사망 수용자 유족 "법무부 답변 거짓…관련자 처벌하라"
"구치소 담당자 말만 인용…인권 염두에 두는지 의문" 지적
입력 : 2021-03-26 12:42:34 수정 : 2021-03-26 12:42:34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사망한 미결수용자의 유족이 이 사건에 대한 법무부의 해명에 반박하면서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고 임모씨 유족의 변호인은 26일 "법무부의 해명은 사실관계 조사 없이 구치소 담당자의 말만 인용한 것으로 보이고, 법무부가 인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유족은 법무부의 엄중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 24일 '임씨가 8일 구치소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후 사망했고, 숨진 전날 불상의 약 6정을 복용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유족 동의 없이 임씨의 부검이 이뤄졌고, 구치소가 장례비 지원을 제시하면서 화장을 종용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같은 날 자료를 내 "지난 8일 오전 6시30분쯤 서울동부구치소에 수용 중인 미결수용자 임씨가 구치소 1인 거실 내에서 호흡과 의식이 미약한 상태로 평소 취침 습관처럼 엎드린 채 발견돼 즉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시행하며 서울동부구치소 지정병원인 강동성심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했으나, 6시52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사망 경위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사망 전날 저녁 식사를 전량 취식하는 등 특이동정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또 "보도 내용의 '불상의 알약 6정'은 정신과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지급된 우울증 등 치료를 위한 정신과 관련 약"이라면서 "통상적으로 정신과 약은 모아서 한꺼번에 복용할 경우 그 위험성으로 인해 근무자가 직접 복용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임씨의 경우에도 담당 근무자가 사망 전날 저녁 취침 전 정신과 약 6정을 지급하면서 복용 여부를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변사 사건의 경우 부검은 동의 여부와 관련 없이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검찰의 수사 지휘에 따라 진행되는 절차"라며 "임씨의 사망 후 절차를 진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서울동부구치소 측에서는 영장 발부 사실, 부검 장소와 일시, 부검 종료와 사인 소견 등을 유가족에게 통보했으나 유가족의 참여 의사를 전달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부검이 끝나면 사체를 유족에게 인도하게 돼 있어 장례비용 500만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는 관련 규정을 유가족에게 안내한 사실이 있으며, 이는 임씨에 대한 예우를 갖추고자 하는 노력이었다"면서 "따라서 화장을 종용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변호인은 이날 "법무부가 밝힌 '1인 거실 내에서 호흡과 의식이 미약한 상태로 평소 취침 습관처럼 엎드린 채 발견돼'란 사망 경위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구치소에서 발견될 때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강동성심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작성된 의무기록과 혈액 결과를 보면 의식과 맥박이 없고 턱의 강직까지 확인된 상태였다"며 "CCTV를 보면 발견 1시간 전부터 강한 경련 후 전혀 미동도 없는 상태가 확인됐고, 그 이전부터 밤새 괴로워하는 듯한 모습도 확인된다. 유족은 이미 새벽에 사망했고, 그 과정에서 누구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평소 취침 습관처럼 엎드려 발견됐다고 하지만, 엎드려 자고 있는 자세가 아니라 무릎이 가슴까지 올라온 상태로 거의 '절하는 자세'로 발견됐고, 교도관이 심폐소생술을 할 때도 무릎은 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법무부가 "사망 전날 저녁 식사를 전량 취식하는 등 특이동정이 없었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는 "CCTV를 보면 저녁 식사도 한두 숟가락밖에 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날 의무실 진료를 다녀왔는데, 진료기록을 보면 '거실 내 엎드린 채 의식 상태가 저하 관착돼 휠체어로 의료과 동행 연출됨', '식사가 맞지 않아 안 먹고 있다', '한 달째 못 자고 있다'는 내용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럼에도 구치소 측은 당일 저녁 신경정신과 관련 약 6알을 계속 섭취하게 했다"며 "의식 저하 등의 증세가 있음에도 신경정신과 관련 약을 계속 복용시킨 것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미 전날부터 건강 이상 상태가 확인됐음에도 아무 특이동향이 없었다는 법무부의 답변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구치소측 직원들은 부검을 마친 당일 오후부터 매일 유족에게 '왜 부검을 하지 않느냐', '영안실에 이렇게 모시고 있는 건 아니지 않나요'란 취지로 장례비 안내 수준이 아니라 장례를 왜 하지 않는지, '영안실 차가운 냉장고'란 표현을 써가며 시신을 모셔두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식으로 유족을 채근하는 정도로 수차례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는 막 부검을 마친 상태라 유족 입장에서는 마음을 추스르고 가족의 회의를 거쳐 장례 절차와 장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그러기도 전에 무조건적인 장례를 종용했고 처음에는 400만원 며칠 후에는 500만원이란 지원금을 운운한 것은 단순한 절차 안내를 넘어선 것"이라며 "이런 구치소 측의 행태에 유족의 상실감과 분노는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법무부가 코로나19 13차 전수 검사를 진행한 지난 1월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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