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vs한·미·일' 구도에서 '쿼드' 참여해야"
<뉴스토마토>통일·외교 전문가 4인 인터뷰, 대중 경제협력 균열 방지 주문
"과거 회귀 막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 필요" 주문
입력 : 2021-03-18 17:57:15 수정 : 2021-03-18 18:03:34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외교·통일 전문가들은 정부의 외교 방향성에 대해 큰 틀에서는 미국이 추진하는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의 비공식 안보회의체)'에 참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균열이 가지 않게끔 지금까지 취해왔던 '전략적 모호성' 외교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사이에서 자칫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시기'로 흐를 수 있는 만큼 탑다운 방식의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18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가진 전문가들은 이틀간 진행된 한미 외교·국방장관 2+2회담과 관련해 한국의 외교 전략 수정이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조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기존에 취하던 외교 방식에도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양국 장관회담을 통해 "북한과 중국의 전례없는 위협으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며 방한 목적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의 한일 방문이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한일과의 3각 동맹을 강조한 만큼 향후 북중과 한미일 대립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압박으로 외교에 있어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이 사실상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미국과 중국 중에서 택 일 할 순 없다"며 "핵심은 국익을 중심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론에서는 쿼드에 참여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전을 취하고, 각론에서는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도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기 어렵겠지만, 정부의 선택에 달렸다"고 했다. 
 
한미가 북핵·탄두미사일을 우선 관심사로 두고 핵개발 중단을 목표로 국제사회 공조를 하기로 뜻을 모은 것은 불안 요소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미국은 안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북한 인권 문제 해결에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다"며 "국제적 제재 뿐 아니라 군사적 옵션도 뽑아들 수 있다는 메시지로 2017년 '화염과 분노의 시기'보다 강력한 파고가 몰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인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체제 붕괴 문제와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때문에 북한도 전면 대응에 나설 경우 한반도에 안보 위협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안보 위협을 막기 위해 정부에 발빠른 대처도 함께 주문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결국 남북 신뢰회복을 이뤄야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3년 전 봄날로 돌아가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그간 각국 정상과 직접 만나 협상 결과물을 내놓는 '탑다운(Top-down approach)' 방식을 선호하는 만큼 남북정상이 조속히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명문에서 '중국'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빠진 것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의 '중국은 일관되게 약속을 어겨왔다'는 발언과 같이, 중국을 겨냥한 강도높은 비판이 제기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한미 2+2회담 공동성명문에는 '중국'이란 단어가 담기지 않았다. 신인균 대표는 "우리 정부가 '중국'이란 단어가 들어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성명문에서 "한미는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합법적인 교역을 방해받지 않으며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양국 공동의 의지를 강조했다"는 대목을 곱씹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신 대표는 "이 문장의 근간은 베스트팔렌 조약을 언급한 것으로, 남중국해 문제에 한국 정부가 동참하라는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베스트팔렌 조약은 근대국가체제의 초석을 놓은 조약으로 자유로운 항행, 무역 및 상업 장벽 철폐 등을 담고 있다. '국제법을 존중한다'는 모호한 문장을 사용했지만, 실상 미·중 간 핵심적 갈등인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이어 신 대표는 "한국 정부가 '중국'이라는 단어는 뺐지만, 미국은 한국정부를 향한 압박을 이번 성명문에 담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통일·외교 분야 전문가들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한미 외교·국방 장관 회담과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장윤서·한동인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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