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우리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이 아직 부족해 역량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돼 선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ESG 관련 법무법인, 회계법인, 평가기관 전문가를 초청해 'ESG 글로벌 공시, 평가 및 법적 쟁점 세미나'를 개최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투명해질 정도로 글로벌 기업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의 ESG 대응 수준이 선진국을 10점 만점으로 봤을 때 대기업 7점, 중소기업 4점에 불과해 ESG 경영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이 11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ESG 글로벌 공시, 평가 및 법적 쟁점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전경련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ESG 공시 의무와 최근 급증하는 ESG 관련 소송에 대한 효율적 대응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ESG 공시 글로벌 동향과 우리 기업 대응 방향' 발표를 한 김정남 삼정KPMG 상무는 "우리나라에서 ESG 정보공시의 중요성이 기업과 정보이용자로부터 아직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ESG 정보공시 의무화에 준비되지 않은 기업은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ESG 공시 보고서 발간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고 지난해 기준 국가별 매출 100대 기업의 비재무보고서 발간율이 90% 이상인 곳은 14개국이지만 한국은 78% 수준이다.
김 상무는 △기업 특성이 고려되고 핵심 이해관계자 요구가 반영된 공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공시 △재무성과와 연계성이 강화된 공시를 통해 공시요구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SG 법적 쟁점 및 글로벌 분쟁사례'를 발표를 맡은 윤용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투자자 등이 기업에 ESG 의무공시 내용에 더해 보다 구체적인 추가정보 공개를 요구하면서 법적 분쟁이 증가하고 있고 기업이 ESG 소송을 당할 리스크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ESG 소송 유형으로는 크게 △제품표시나 공시자료에 기재된 ESG 정보의 오류·누락 △불성실공시에 따른 증권사기 △ESG 요소 관련 기업의 불법행위·채무불이행을 3가지를 꼽았다.
대표적 예로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이 판결한 ESG 정보 표시 위반 사례를 제시했다. 법원은 자체적으로 만든 '그린리스트(Greenlist)'란 지표를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이 만든 환경지표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한 후, 제품에 ‘그린리스트 재료(Greenlist ingredient)'라고 표시해 소비자가 녹색인증을 받은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킨 것을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윤 변호사는 "기업은 제품표시에 ESG 속성을 부각할 때 표시광고법 위반이 없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환경안전 관련 표시광고법 사건이 증가하는 추세로 정부는 표시광고법 위반행위에 대해 시정조치, 과징금, 징역 또는 벌금에 더해 손해배상책임까지 요구하고 있다.
오덕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은 'ESG 평가 대응 방안' 발표를 통해 "평가기관으로부터 정보제공 요청이 있으면 공개정보가 많을수록 수월하고 요청이 없으면 평소 공개정보의 범위가 중요하다"며 "정보공개 방법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홈페이지 공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평가 결과를 이용한 개선을 위해서는 개선사항 구분 및 정리, 개선 로드맵 작성을 통한 개선사항의 효율적 관리를 권고하면서 담당자가 △즉시 개선 가능 사항 △개성 가능하나 시간이 필요한 사항 △권한을 뛰어넘는 사항 등으로 구분해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경련은 최근 ESG 전담 조직을 신설했고 올해 ESG 글로벌 포럼 발족, 국제컨퍼런스 개최, 한미재계회의 연계 ESG 사절단 파견 등 ESG 확산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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