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뿌리 깊은 ‘화이트워싱’…‘미나리’ 피해↑
2021-02-04 08:42:54 2021-02-04 15:20:3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화이트 워싱’(모든 작품 배역에 무조건 백인을 캐스팅 하는) 논란은 이미 할리우드에 깊게 박힌 악습이다. 그리고 ‘화이트 워싱’은 단순히 캐스팅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각종 영화상 시상식에서도 적용된다. 올해 북미 지역 최고의 화제작을 꼽자면 단연코 ‘미나리’다.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하고 또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이 주연 제작, 여기에 국내 배우인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했다. 미국 내 할리우드 자본으로 제작된 순수 미국 영화다. 하지만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는 ‘미나리’를 외국 영화로 규정해 버렸다.
 
 
 
3일(한국 시간)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작(자)이 발표됐다. ‘미나리’의 작품상 후보, 그리고 출연 배우인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후보가 가장 유력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 ‘낙마’다. ‘미나리’는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만 이름을 올렸다. 작년 북미 지역 최대 신드롬을 일으킨 ‘기생충’이 이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을 한 바 있다. 하지만 ‘기생충’은 순수 충무로 자본이 제작한 한국 영화였다.
 
우선 ‘미나리’가 후보로 지명된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는 ‘어나 더 라운드’(덴마크, 토마스 빈터베르 감독), ‘라 요로라’(프랑스, 하이로 부스타만테 감독), ‘자기 앞의 생’(이탈리아, 에도아르도 폰티 감독), ‘투 오브 어스’(프랑스, 필리포 메게니티 감독) 등이 올랐다. 모두 자국 내 자본으로 제작된 순수 ‘로컬 영화’다.
 
여우조연상 후보는 가장 아쉬움을 남긴다. 윤여정은 이미 ‘미나리’로 북미 지역 주요 비평가 협회가 수여하는 20개의 영화상 트로피를 휩쓴 바 있다.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은 물론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가장 근접한 후보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골든 글로브는 클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조디 포스터(모니타리안),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헬레나 쳉겔(뉴스 오브 더 월드)만 호명했다. 전부 백인 여배우 뿐이다.
 
결과적으로 ‘미나리’의 작품상 후보 배제가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후보 제외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는 ‘작품 속 대사 50% 이상 영어로만 이뤄진 작품만이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규칙을 항상 내세우고 있다. ‘미나리’ 제작은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 총괄 프로듀서로는 ‘미나리’ 주연이기도 하며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는 미드 ‘워킹데드’ 시리즈로 얼굴을 알린 스티븐 연이 맡았다. 이견이 필요 없는 순수 할리우드 영화다. 하지만 이번 배제는 분명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의 강력한 ‘화이트 워싱’ 사상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꼴이 됐다.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오는 28일 열린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얘기를 그린다. 국내에선 다음 달 3일 개봉 예정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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