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으로 한해 마무리하는 이재용…각종 과제 안고 새해연다
30일 뇌물공여 혐의 파기환송심 결심 출석…내년 초 선고
부친 별세로 상속세 약 12조원 재원 마련 시급
코로나19 등 경영 불확실성 가운데 신사업 육성 속도
2020-12-30 05:51:00 2020-12-30 05:51: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으로 올해를 마무리 짓는 가운데, 내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데다 15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사법리스크와 1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상속세 등은 경영 환경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마나우스 공장을 찾은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30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을 연다. 법원은 동계 휴정기에 돌입했지만 재판의 중요도를 감안해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결심에서 최후진술에 나설 예정이다. 특검 측은 지난 공판 기일에서 "이 부회장의 권고형량 범위는 5년에서 16년 5개월 사이"라며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이 인정되더라도 징역 5년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사유는 될 수 없다"고 주장해 실형을 구형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 부회장 재판의 최종 선고 결과는 이르면 내달 말 판가름날 전망이다. 이번 재판은 첫 기소 후 3년 10개월동안 진행됐다. 2016년 11월 참여연대의 검찰 고발 이후로 계산하면 1500여일째 사법리스크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다.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재판인 불법 경영 승계 의혹 관련 공판은 이보다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기소하기까지만도 2년이 소요됐지만 공판 역시 이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의 기소 이전까지 압수수색 30여차례, 임직원 소환조사는 수백차례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로 발생한 막대한 상속세도 이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부회장은 상속세 기한에 따라 내년 4월까지는 납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고 이 회장이 일가족에게 남긴 상속세는 주식만해도 약 11조400억원이다. 여기에 부동산, 토지 등의 재산까지 더해질 경우 12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상속세를 내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보유 지분 매각과 계열사 배당 확대 카드 등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최근 기업 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의 통과로 해외 투기 자본의 경영권 견제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코로나19와 지속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나날이 높아지는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환경 역시 이 부회장이 타개해 나가야 할 주요 사안이다. 이 부회장은 위기 극복을 위한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재고와 신사업 육성에 매진할 것으로 에상된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내년 신사업 관련 대형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TSMC, SK하이닉스, 엔비디아 등 경쟁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최근 오스틴 공장 주변 부지를 사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공장의 증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이 내년에 '회장' 직함을 달게 될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부친 타계 직후에는 올해 연말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승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각종 리스크 환경을 감안해 조직 안정화를 우선적으로 추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 부회장이 주도하는 '뉴 삼성' 시대의 정착과 함께 글로벌 삼성의 명성에 걸맞은 '회장' 명함을 달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1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많이 현장을 누비며 현장 경영에 정성을 쏟아오기도 했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2월15일까지 12개 채널을 대상으로 10대 그룹 총수의 현장 경영(근로자 키워드 포함) 정보량을 빅데이터 분석해보니 이재용 부회장이 9890건으로 1만 건에 육박하는 정보량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1월 설 연휴 브라질 생산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직후 구미사업장, 아산사업장, 수원 삼성종합기술원 등 많은 현장을 찾았다. 5월17일부터 2박 3일간 6시간 이상 걸리는 코로나19 검사를 3번이나 받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중국 시안의 삼성반도체 공장을 찾기도 했다. 이후에도 그는 세메스 천안사업장, 반도체연구소, 생활가전 사업부, 온양사업장 등을 찾았으며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10월엔 베트남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생산 공장 현장 방문과 함께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기도 했으며 부친 별세 후엔 서초구 연구개발(R&D)센터에서의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서도 연중 내내 수많은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우려가 많다"며 "위기 속에서도 뉴삼성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이 부회장의 행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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