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이전을 두고 열린 공청회에서 찬반론이 극명하게 갈렸다. 대전시민단체를 위시한 대전시민들은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은 국토균형발전에 위배되는 데다 대전시민의 입장과 의견이 배제된 결정이라며 극렬하게 반대했다. 세종시민을 비롯한 공무원 노조, 학계 관계자들은 중소기업 정책 수립 업무효율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맞섰으나 중간중간 고성이 오가면서 방청회는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17일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이전 관련 주제로 열린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에서 대전 지역 참석자들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세종시 이전 중단을 촉구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7일 행정안전부는 정부세종청사 6동 대강당에서 '중기부 세종이전 계획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중기부는 지난 10월16일 행안부에 세종시이전의향서를 제출했다. 청에서 부로 승격한 데다 정책 유관부처간 협력을 통한 효율성 강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 중기부 인원은 499명이며 이전비용은 약 104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날 오전에 시작된 공청회에서 대전시민과 시민단체들은 중기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면 대전시는 노령화된 도시가 될 것이라 우려하며 이전에 반대했다. 중기부가 세종시로 옮겨가면 대전시는 연간 297억원의 소비가 감소하고, 531억원의 연관산업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장수찬 대전참여시민연대 고문은 "공무원, 교사, 교수, 연구원등 화이트칼라 직종 30~40대가 세종시로 빠져나가면서 2013년부터 대전의 경제활동 인구 참가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며 대전시와 세종시가 크로스되고 있다"며 "시민 목소리를 듣지 않고 진행하는 이전절차는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방청객 역시 대전시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그는 "중기부 이전은 대전에 있어서 생이빨을 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학계 등에서는 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서울은 국방과 외교, 대전은 청단위, 세종은 부단위로 재편해 기능을 나누는 동시에 중기부 이전으로 대전에 공동화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정책개발이 병행돼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조판기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종은 행정도시, 대전시는 과학 연구단지 중심으로 충청권의 모도시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시정책차원에서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지훈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은 "중기부가 세종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비용과 편익의 문제가 발생하고, 거리는 칸막이 이상의 담을 형성하게 한다"면서 "이전은 정책수요자 관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기부는 자영업자, 소기업, 중기업이 병렬적 지원체계를 갖고 있어 타부처의 직렬적 성격과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기부에 근무하는 안정섭 국가공무원 노조위원장은 "중기부가 나가면 그 자리를 서로 확보하려고 싸우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전청사 업무공간은 닭장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수용인원 4000명을 넘어 실제로 6000명이 넘는 숫자가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부 직원들의 근로조건 측면에서 이전은 필요하다는 논리다.
세종시 시민단체 관계자가 전체 중소기업 정책 차원에서 이전이 절실하다고 주장하자 청중에서 반대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전을 반대하는 일부 방청객들이 고성을 지르고 이의를 제기하자 사회자 등이 이를 저지하고 발언예의를 요구하는 일이 반복됐다. 대전 지역 참석자들은 중기부 세종시 이전을 중단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항의를 표하기도 했다.
행안부는 이날 공청회서 나온 전문가와 방청석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수렴한 뒤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전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대통령 승인절차 통해 확정·고시한다. 지역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지난달 30일부터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을 반대하며 세종청사 행안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