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반도체 황금기)③변수는 '미중 무역전쟁'…불확실성 여전
바이든 정부 대중국 정책에 촉각…접근 방식에 따라 시장 영향 달라
무역마찰에 좌초 위기…중국 '반도체 굴기' 명운도 갈림길
2020-12-15 06:05:00 2020-12-15 07:50:15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내년 반도체 시장의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요인은 여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미국의 정권교체와 함께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지에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의 대중 정책에 반도체 업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출범하는 바이든 정부에서의 중국 제재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마찰은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안보 문제 등을 이유로 전 세계 152개 화웨이 계열사를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고, 자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을 이용해 개발 또는 생산한 반도체 칩을 화웨이가 확보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바 있다. 당시 화웨이에 반도체칩을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들 사이에서는 화웨이 제재에 따른 직격타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화웨이 매출 비중이 높은 일본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 키옥시아의 경우 미국 정부로부터 화웨이 공급 승인을 뒤늦게 얻어내면서 연내 예정됐던 기업공개(IPO)가 취소됐다. 당시 대형 거래처인 중국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거래 규제로 매출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해석됐다. 
 
예상과는 다른 효과도 있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의외의 깜짝 실적을 낸 것. 반도체 공급로가 차단된 화웨이가 제재 발효 직전까지 긴급 주문을 늘리며 재고를 확보하면서 예상치 못한 '화웨이 특수'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화웨이를 대체하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의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주문량도 급증하면서 의외의 실적 호조를 더했다.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인한 화웨이발 영향권이 저물어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제 내년에 본격화할 바이든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시선이 돌아간다. 미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화웨이 압박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제임스 앤드루 루이스 부소장은  "트럼프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단절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 바이든 정부는 갑작스러운 행보를 보이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같은 노선을 더욱 체계적으로 걸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 기조를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반도체 굴기'의 명운이 갈림길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마찰에 따른 여파에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동력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측면에서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는 화웨이에 이어 중국 반도체 기업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일 중국 최대 파운드리 회사 SMIC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고, 자국에서 생산한 반도체 설비와 재료, 소프트웨어 등을 자유롭게 팔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를 개시했다.
 
파운드리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도 위기를 맞은 것은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중국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D램 판매를 개시한 CXMT의 경우 미국 마이크론으로부터 특허 침해를 지적받으면서 법적 분쟁이 예고된 상태다. 또 다른 중국 반도체 기업인 YMTC는 모회사 칭화유니그룹은 지나친 외형 확장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앞서 미국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의 대형 인수·합병에 나섰지만 미국 정부의 견제로 무산된 바 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미중 간의 무역갈등과 기술패권전쟁이 지속되리라는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면서 "미국이 자유무역을 옹호하면 반도체 시장은 살아나겠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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