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주식시장 대차거래 잔고(주수)가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 보다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셀트리온 등 최근 급등한 일부 종목의 주식 대차거래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하락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투자 심리가 반영된 것을 보인다. 이들 종목의 경우 공매도 재개시 큰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주식 대차잔고는 16억1645만주로 공매도 금지조치가 시행되기 직전인 3월13일(37억536만주)보다 56.0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대차잔고는 3월부터 10개월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가 증시 안정을 위해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한데다 최근 들어서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점을 잇달아 경신하는 등 상승랠리를 이어간데 따른 결과다.
같은 기간 대차금액은 50조4132억원으로 공매도 금지 조치 전보다 16조4879억원(24.65%) 감소했다. 통상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 후 나중에 저가에 매수해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공매도 거래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이 때문에 대차잔고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향후 주가 상승을 전망하는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대차거래가 늘어난 종목도 눈에 띈다. 대차거래 상위 종목에서는 셀트리온의 대차금액이 4조7071억원으로 전월말 4조3252억원에 견줘 8.83% 늘었고 대차주수는 1272만주에서 1304주로 2.52% 올랐다. 삼성전자의 대차금액은 5조8972억원에서 5조9859억원으로 1.50% 상승했으며 넷마블의 대차금액은 7462억원으로 1.39% 늘어났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말 6만6700원에서 7만3400원으로 10% 급등했으며 셀트리온은 34만원에서 36만1000원으로 5.88% 뛰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섬유의복에 대한 대차금액이 코로나19발 수출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달 말 284억원에서 575억원으로 102.46% 늘었고 의료정밀 업종과 건설업에 대한 대차금액도 271억원, 3495억원으로 각각 52.25%, 14.22% 상승했다. 대차주수는 의료정밀(11.18%), 철강금속(6.76%), 운수창고(3.67%)가 전월 말 대비 증가했다. 반면 증시 상승과 언택트(Untact) 등에 따른 생활양식 변화로 은행(-21.34%), 전기가스(-18.07%), 통신업(-14.77%)의 대차주수는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 만료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매도 등 주가 하락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차거래는 주가가 고평가 돼 있거나 하락이 예상될 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만큼 공매도를 위한 대기 자금이 늘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공매도 금지 조치로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것) 유입도 기대할 수 없다.
염동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대차잔고 금액은 배당락전에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을 매년 반복해 왔지만 올해의 경우 3월부터 공매도가 금지돼 있었기 때문에 숏커버 성격의 순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차거래 잔고가 줄어들수록 상승장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면서도 “대차거래가 늘어난 종목의 경우 공매도 금지 해제 이후 (공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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