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취임 한 달…뚜렷해진 미래 전략
'수소 경제'로 첫 행보…중국 수소 상용차 시장 진출 발판 마련
자율주행 역량 강화 위한 협력 확대…로봇 사업 투자도 본격화
2020-11-13 05:31:00 2020-11-13 05:31: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모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이동수단을 구현하고 수소연료 전지 기술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로보틱스와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를 더욱 빠르게 현실화해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정 회장이 총수가 된 한 달간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리더십 확보를 위한 청사진은 구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수소경제위원회는 산업부와 기재부 등 관계부처와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 분야별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소경제 컨트롤타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취임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사진/현대차
 
이 자리에 참석한 정 회장은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이 적용된 수소 상용차 개발과 보급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 대형 트럭 양산에 성공해 이미 공급을 시작했고 수소 버스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수소 전기 준중형·중형 트럭까지 갖추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게 현대차의 계획이다. 차량 판매를 넘어 수소차 리스와 수소 충전소 운영, 수소 공급 등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클러스터 구축 계획도 갖고 있다.
 
현대차는 2차 수수위원회와 연계해 정부, 지자체, 에너지 업계와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코하이젠이란 특수목적법인을 만들고 2023년까지 35개 이상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다.
 
이달 초에는 현지 파트너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중국 수소 전기 상용차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
 
사진/현대차
 
미래차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 분야 선도기업인 엔비디아와 커넥티드 카 운영의 핵심기술인 컴퓨팅 시스템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고성능 정보 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한 커넥티드 카 운영 체제(ccOS)를 2022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확대 적용키로 한 것이다.
 
커넥티드 카는 차량이 주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외부의 정보와 연계해 탑승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은 ccOS가 △딥러닝과 같은 데이터 분석 기술을 지원하는 고성능 컴퓨팅 △차량과 주변 인프라를 원활하게 연결하는 심리스 컴퓨팅 △운전자의 의도와 상태를 파악하는 지능형 컴퓨팅 △차량 내·외부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해 차량 안전을 강화하는 보안 컴퓨팅 등 커넥티드 카 컴퓨팅 시스템의 4가지 핵심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에는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미래차를 함께 살펴보고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관한 얘기도 나눴다.
 
현대차는 중형급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 개발에 착수하면서 UAM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까지 화물 운송용 카고 UAS를 선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UAM 양산기술을 축적하는 한편 무인 항공운송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상업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중형급 화물의 중·단거리 수송이 가능한 카고 UAS는 기존 도로나 수상 인프라로 충족하기 힘들었던 도시 간 중형 화물 고속 운송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엘리베이트(Elevate) 콘셉트카.사진/현대차
 
정 회장이 그룹 미래 먹거리의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던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 로봇 개 '스폿'을 만든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관련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상업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현대차가 인수한다면 대량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전반에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말 기존 모빌리티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로 다양한 상황에 활용 가능한 이동수단 등의 개발에 집중하는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를 오픈한 바 있다.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는 걸어 다니는 자동차인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첫 번째 프로젝트를 구체화한다. 로봇·전기차 기술이 적용된 엘리베이트는 다리로 이동해 다양한 지형에서 활용 가능하다.
 
정 회장은 새로운 노사 관계도 만들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노조 지부장과 오찬을 함께 하면서 "산업의 격변을 노사가 함께 헤쳐나가자"고 말했고 이상수 지부장은 여기에 공감했다.
 
올해 초 회사를 떠났던 루크 동커 볼케 부사장을 신설한 COO로 재영입하면서 인재를 중시하는 철학을 보여주기도 했다. COO는 디자인 기반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수행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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