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실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전씨는 김건희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관련 청탁과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김씨 측에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습니다. 김건희씨 관련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의 핵심 쟁점인 청탁성, 대가관계, 공모 여부에 대한 하급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유지된 만큼 김씨 재판에도 영향을 줄 걸로 보입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 1월19일 서울 서초구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을 수사하는 관봉권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법 "청탁·대가관계 인정"…전성배 징역 5년 확정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9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1억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같은 재판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본부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먼저 전씨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알선수재죄의 청탁, 고의,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 김씨와 전씨의 공모관계, 통일교 측 청탁의 대가성을 인정한 1·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한 겁니다.
앞서 전씨는 2022년 4월부터 7월까지 김씨와 공모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현안 해결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293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또 통일그룹 고문 자리와 연 5000만원 상당의 고문료를 요구하며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습니다.
1심과 2심은 이 금품을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청탁의 대가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윤석열씨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2022년 4월 제공된 샤넬 가방에 대해서도 묵시적인 청탁이 있었다고 봤습니다. 전씨가 자신은 "단순 전달자에 불과하다"고 한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전씨가 김씨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공동가공(共同加工)의 의사가 있었다"며 공동정범 책임도 인정했습니다.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창욱 당시 경북도의원 후보자로부터 국민의힘 공천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대법원은 전씨를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보기 어렵고, 해당 돈도 정치자금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했습니다.
전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5년으로 감형됐습니다. 2심 재판부는 전씨가 김씨 관련 재판에서 주요 증언을 하고 자료 제출을 한 점 등을 김건희특검법상 '필요적 감면사유'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윤영호 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5년 7월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영호도 실형 확정…'김건희 재판' 미칠 영향 주목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본부장 사건에선 통일교 자금으로 김씨 측 명품 구입 대금을 보전받은 행위가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업무상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不法領得意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2심의 유죄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영향력 확대와 국가 지원 확보 등을 목적으로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또 같은해 4월과 7월 전씨를 통해 김씨에게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목걸이를 제공하고, 해당 명품 대금을 통일교 자금으로 보전받은 혐의도 받습니다.
1심은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한 혐의와 김씨에게 명품을 건넨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2022년 4월 제공된 802만원 상당 샤넬 가방 관련 횡령 부분은 김씨가 당시 공직자의 배우자 신분이 아니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무죄로 봤습니다.
그러나 2심은 이 부분까지 유죄로 뒤집었습니다. 2심 재판부는 "대통령 취임 전후를 불문하고 대통령당선인이나 대통령에게 청탁하기 위해 그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종교단체 자금을 사용하는 행위는 불법성이나 비난 가능성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1심 징역 1년2개월이었던 윤 전 본부장의 형량은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로 늘었습니다. 대법원은 윤 전 본부장과 특검의 상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2심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증거인멸 혐의는 특검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공소기각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이번 대법원 선고는 김씨의 통일교 금품수수 사건 상고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김씨 측은 청탁이나 대가관계, 전씨와의 공모를 부인해 왔지만, 전씨 사건에서 통일교 금품이 교단 현안 해결 청탁의 대가였고 김씨와의 공동범행이라는 판단이 확정됐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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