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유총 없는 자리에 생산적 교육 세우길
입력 : 2019-04-23 06:00:00 수정 : 2019-04-23 06:00:00
"사립유치원보다 30일 이상 짧은 국공립유치원 원아의 학습권 침해는 실로 막중하며, 국공립유치원의 긴 방학과 조기 졸업문제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 통학차량 운행도 거의 하지 않고, 공무원 퇴근 시간에 맞춰 운영시간도 짧다." 설립허가 취소 처분이 확정된 직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입장문이다.
 
22일 서울시교육청은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유총의 설립허가 취소를 확정했다. 한유총은 입장문을 통해 소송전을 예고하면서 국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에 대한 지원의 형평성, 국공립유치원의 단점을 거론했다.
 
형평성 주장은 오래됐지만, 단점을 본격적으로 주장한 것은 처음이다시피 하다. 그동안에는 국공립의 교육이 획일적이라고 주장하거나 '사회주의 교육'이라는 색깔론을 덧씌우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사립유치원이 국공립유치원보다 편의성에서 앞서는데도 지원금이 차이난다고 문제제기한 것이다.
 
일단 국공립유치원이 일부 편의성에서 사립유치원에 뒤쳐지는 이유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보인다. 그동안 통학차량이 부족한 것은 교육당국이 원아 수 변화에 민감한 사립유치원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입장문은 책임 소재를 가리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더이상 교육당국이 국공립유치원 정책에 있어 한유총이나 사립유치원 탓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해산되서 사실상 세상에 없는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릴수는 없는 일이다.
 
앞으로 남은 정책 과제는 만만치 않다.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40%로 조기 확대하는 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종일반 확대와 통학차량 문제 등 편의성 문제를 개선해 맞벌이 학부모의 보육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유치원 정책이 생산적인 교육 개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그동안 교육부가 새로운 교육 정책으로 칭찬을 들은 기억이 거의 없다. 지난해부터 추진한 유치원 투명성 정책은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산했다기보다는 기존 비리를 없애는 것에 더 가깝다.
 
낡은 체제를 들어내는 것 못지 않게, 아니 더 중요한 것은 새 체제를 정착시키는 일이다. 앞으로 교육당국이 확대할 국공립유치원의 교육이 이전보다 다양성을 지니고, 아이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만들 초석을 닦길 바란다.
 
신태현 사회부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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