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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전장사업’ 외쳤지만…결실까지는 과제 산적
계열사 전장사업 대부분 적자 지속…“내년 이익실현 기대”
2018-11-12 17:35:44 2018-11-12 17:35:58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과 LG가 미래 먹거리로 전장사업을 낙점, 관련사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성과까지는 좀 더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12일 각 사의 실적자료와 증권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전장사업을 맡고 있는 하만은 올 3분기 매출액 2조3200억원, 영업이익 8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6% 올랐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했다. 하지만 9조4000억원이라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금액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성과는 아니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영업이익률은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상반기 891억원대 순손실(종속기업 포함)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순이익을 내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초에는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AI) 전자장비 ‘디지털 콕핏’을 글로벌 유력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를 내놨지만 이 역시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에 전장사업을 함께 끌어줄 만한 계열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추가적인 M&A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는 점도 하만이 전장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전장사업도 아직 태동 단계다. 증권가가 추정한 삼성SDI의 3분기 전지사업부문 매출은 1조9223억원, 영업이익은 1710억원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11.3%, 83.8% 증가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하지만 자동차 전지 부문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44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기는 현재 전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매출의 2%에 불과한 차량용 MLCC의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 천진에 신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LG도 자동차 전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지만 초기 단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가장 사업 규모가 큰 LG전자 VC사업본부는 2013년 7월 신설된 이후 아직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업계는 오스트리아 전장회사 ZKW 인수를 통해 당장 3분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영업적자 429억원으로 2분기 329억원보다 적자폭이 조금 더 늘어났다. LG전자는 2020년이 돼서야 영업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흑자전환 시기를 1년 늦춘 셈이다. LG전자는 “VC사업본부의 턴어라운드 지연은 구조조정을 하는 거래선의 물량이 올 하반기부터 축소된 영향이 컸다”면서 “내년까지는 턴어라운드가 쉽지 않지만 2020년 초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화학 역시 전기차 배터리에 대규모로 투자하며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수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다. 다만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잔고가 60조원을 넘어 미래 수익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익성 확대 등을 통해 4분기 자동차용 전지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전장부품 분야에서 분기별로 다소 편차를 보이고 있다. 1분기에는 흑자를 기록했다가 2·3분기에는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기준으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위(시장조사기관 IHS마킷)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부가가치를 내는 OLED 제품 공급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한편, 전 세계 전장산업은 오는 2025년 1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성장성이 크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전장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아직 투자 단계로 손익분기점은 넘어서지 못한 상태”라면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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