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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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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금융 톺아보기)①이재명, '기울어진 운동장' 균형 맞출까

저신용자 347.7만…80% 이상 "대부 이용 경험"

2021-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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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금융'을 기본시리즈 의제로 제시했다. 사회초년생인 청년층과 저신용자 등 금융 취약계층에게 '소액 저금리 장기대출'을 주선하는 게 핵심이다. 이 지사는 취약계층의 자립과 재기를 돕고 빚더미의 늪에서 구해야 궁극적으로 경제활성화의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쪽에선 대출을 장려하기보다 신용불량자 구제 등이 시급하고, 기본대출이 도덕적 해이와 부실금융 사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뉴스토마토>는 기본금융에 대한 찬반을 들어보고 보편적이면서도 포용적인, 경제선순환을 유도할 금융제도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누구나 자유롭고 차별 없이 금융을 이용하고 시장에 참여하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는 없을까? 누구나 자유롭고 부담 없이 일정 금액을 빌려서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가꾸는 데 사용할 권리는 없을까?"
 
적당히 돈을 벌고 적당한 규모의 자산을 가진 사람에겐 앞의 두 질문이 생소할 수 있다. 집이나 차를 장만하는 일 외엔 은행에서 큰돈을 빌릴 일이 많지 않아서다. 설사 그럴 일이 생겨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이제 막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입한 사회초년생과 여러 번의 대출-연제 경력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저신용자에게는 시중은행을 쉽고 편하기 이용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시중은행 문턱에서 막힌 사람들은 대부업체와 불법 사금융으로 몰렸다. 신용정보 기관인 나이스크레딧과 서민금융 문제를 연구하는 서민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으로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총 347만6864명에 달하고, 이들의 80% 이상은 대부업체와 불법 사금융 등을 이용해 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대부업체 또는 불법 사금융을 경험한 적이 있는 저신용자 1만787명에게 대부업체를 이용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44.9%가 '시중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어서'라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누구보다 절실하게 금융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은 정작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외면당한다. 오히려 대부업체와 불법 사금융을 전전하며 자립과 재기 대신 '대출-연체-상환'이 반복된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을 총괄하는 이한주 경기연구원장은 7일 "우리나라에서는 소득과 재산이 많을수록 낮은 이자율로 금융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데, 소득과 자산이 적으면 그 반대"라면서 "누군가에겐 금융이 자립과 재기의 도구가 아니라 흉기가 되어 버리는, '기울어진 금융의 운동장'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가 꺼낸 기본금융은 시중은행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에게 '소액 저리 장기대출'을 주선,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경기연은 우선 이들 중 만 19세~34세 청년층에게 최대 1000만원을, 연 3% 이하 저금리로 대출하자고 제안했다. 모든 취약계층에게 적용하기 전 시범사업을 해보자는 취지다. 경기연은 금리를 연 2.8%로 잡고, 10년 만기상환으로 한다면 4조원 정도의 비용으로 제도를 시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지사는 기본금융 제도를 전담 운용할 '경기서민금융재단'을 설립키로 하고 타당성 검토도 시작했다. 서민금융재단은 도내 서민금융 지원기능을 일원화하고, 청년층에 대한 기본대출을 수행하는 한편 극저신용자에 대한 금융 복지정책과 재무컨설팅을 수행할 예정이다. 경기서민금융재단은 내년 3월 출범을 목표로 한다.
 
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불법사금융 근절 및 금융소외계층 지원 방안 모색을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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