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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플랫폼법의 주요 내용은 플랫폼 사업자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갑질을 할 경우 과징금을 위반 금액의 두 배까지 부과하거나, 공급자가 수수료를 얼마를 내야 플랫폼 상위에 노출되는지 계약서에 명기해야 된다. 과연 이런 방식으로 플랫폼을 규제하는 것이 적절할까?
플랫폼이란 말 자체는 '승강장'이란 뜻이지만, 파생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뜻으로 여러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GAFA로 일컫는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등이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으로 급부상 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이론적 기초는 양면시장(two-sided market) 이론에서 찾을 수 있는데, 전통적 거래시장에서는 재료를 수급해 생산과정을 통해 부가가치를 증대한 후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데에 비해 양면 시장에서는 여러 공급자와 수요자의 관계를 중계해 양면으로 시장이 형성된다. 플랫폼에서는 참여하는 두 그룹의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더 큰 가치를 얻게 되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가 발생한다.
이번에 입법 예고된 플랫폼법 적용 대상 기업은 온라인 중개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매출액 100억원 이내 또는 중개거래금액 1000억원 이내로 정한다고 한다. 오픈마켓·가격비교 사이트·배달앱·숙박앱·승차중개앱·앱마켓 등 규모가 큰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이 법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규제는 온라인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규제를 제도화하기 위한 듯하다.
그런데 플랫폼 비즈니스의 양상은 전통 사업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플랫폼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 속성인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플랫폼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에 엄청난 투자를 한다. 전통적 사업이 감당할 수 있는 초기 적자 폭 보다 큰 규모의 초기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업의 위험도 더 큰 편이다. 이는 정보 재화의 일반적 속성처럼 고정 비용이 높고 가변 비용이 낮은 비용 구조로 설명될 수 있는데, 플랫폼 기업 역시 초기 고정 비용이 커서 손익분기점에 달하기는 어려우나 그 시점이 넘어가면 가변비용이 낮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도 하다.
둘째, 전통 사업에 비해 플랫폼 기업의 성공 비율은 매우 낮다. 시장 점유율이 집중되고 성공하는 플랫폼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에 도전하는 신규 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된다. MIT의 에릭 비린욜프슨 (Erik Brynjolfsson) 교수는 이런 상황을 슈퍼스타의 경제학으로 설명하는데 시장의 집중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롱테일 현상과 함께 승자 독식의 상황이 연출된다고 했다.
셋째, 플랫폼 기업의 성공은 전통 기업에 비해 단기간에 이뤄진다. 플랫폼 기업은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해 사용자·공급자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는 이른바 '선순환(positive feedback)' 구조를 만드는데 일단 이 구조가 완성되면 스마트폰을 기초로 한 디지털 경제에서는 입소문·P2P 거래(개인 간 거래)·온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빠른 속도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 형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이 좋은 예이다. 당근마켓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불과 몇 년 만에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1000만명이 넘었으며 특히 지난 1년간 3배 이상 늘었다.
정부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은 것은 코로나19 상황에 놓인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성을 고려해 본다면 플랫폼의 혁신은 빠르게 등장하는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의 등장으로 가능하게 된다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신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실험의 성공이 사회 전반에 이른 바 '파괴적 혁신'을 이끌어내게 되는데, 반면 공급자 보호 및 계약 강화는 플랫폼 기업의 새로운 사업모델에 대한 실험에 추가 비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과연 이번 플랫폼법을 통한 규제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창업·투자·성장을 이끌어내는 데에 득이 될지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할 때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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