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해수의 아이’ 원작의 독특한 화풍 담아낸 신비로운 작품
원작 5권 분량의 내용을 담기엔 짧은 111분
입력 : 2020-09-26 00:00:00 수정 : 2020-09-26 00: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동명 원작 만화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첫 장편작을 원작으로 한 ‘해수의 아이’는 독특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10대 소녀와 신비한 바다소년 우미와 소라의 만남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바다와 우주, 생명의 이야기로 확장돼 장엄한 세계관을 관객에게 펼쳐 놓는다. 
 
루카는 기다리던 방학 첫날부터 핸드볼 팀에 제명이 된다. 속상한 마음에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수족관으로 향한 루카는 그곳에서 신비한 바다소년 우미와 소라를 만나게 된다. 루카는 듀공에게서 자란 우미와 소라와 함께 바다의 축제를 찾아 나선다. 
 
애니메이션의 원작자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볼펜으로 그린 세밀하고 독특한 화풍, 신비로운 세계관으로 인해 ‘아티스트들의 아티스트’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의 첫 장편작 ‘해수의 아이’는 2008년 데즈카 오사무 만화상 노미네이트, 2009년 일본 만화가 협회상 우수상 등을 받았다. 연재 당시부터 영상화가 논의될 만큼 주목 받은 작품이지만 원작의 압도적 비주얼과 방대한 이야기로 인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신의 손들이 총출동해 원작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재현했다. 또한 단행본 5권 분량의 방대한 내용을 애니메이션 ‘해수의 아이’는 2시간으로 압축을 했다. 이를 위해 시나리오 작업만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였다.
 
해수의 아이. 사진/영화사 오원
‘해수의 아이’는 생명과 죽음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이 가득한 작품이다. 이러한 장엄한 세계관을 은유와 상징을 통해 담아냈다. 여기에 판타지 요소가 어우러지면서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미는 바다를 뜻하는 일본어, 소라는 하늘을 뜻하는 일본어다. 여기에 바다는 자궁을, 운석은 정자를 상징한다. 이러한 은유와 상징이 바다의 축제에서 한데 터져 나온다. 바다와 하늘의 만남, 생명 탄생의 신비를 별과 우주의 만남으로 펼쳐진다.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한 만큼 ‘해수의 아이’는 보는 내내 잠시도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특히 역동적인 바다 풍경, 아주 작은 열대어부터 가오리, 쏠배감펭, 혹등고래에 이르는 거대한 생물까지 다양한 해양 생물이 등장한다. 전혀 다른 두 기술인 손 그림과 CG가 위화감 없이 어우러져 원작의 독특한 그림체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중요한 상징인 혹등고래가 수면 위로 솟구치는 장면은 혹등고래와 물보라, 거친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시선을 압도한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만큼 다양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잔잔한 모습부터 거친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까지 변화무쌍한 바다가 111분 내내 펼쳐진다. 
 
해수의 아이. 사진/영화사 오원
애니메이션의 음악은 작품의 신비로움을 배가시킨다. ‘해수의 아이’ 음악은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 음악계의 거장 히사이시 조가 맡았다. 깊고 푸른 바다의 세계를 웅장하고 화려하게 표현한 음악이 애니메이션이 담고 있는 주제와 다양한 상징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특히 장면의 분위기나 캐릭터의 심정을 나타내는 음악, 고래 울음소리가 깔리고 여기에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보컬이 어우러진 ‘바다의 유령’은 이야기를 더욱 몰입하게 한다.
 
시각적인 즐거움과 상징과 은유가 가득한 이야기지만 깔끔한 맛은 아니다. 우미와 소라라는 존재가 이야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들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 그리고 거대한 세계관을 완벽하게 이해하기에는 111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결국 마지막 쿠키 영상을 본 뒤에야 ‘해수의 아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얼핏 짐작할 뿐 여전히 머리 속에 떠 있는 물음표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해수의 아이’는 30일 메가박스 단독 개봉한다.  
 
해수의 아이. 사진/영화사 오원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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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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