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옛 군대 '영창제도' 위헌"
"군 지휘명령체계 매우 중요한 공익이지만 병사의 신체자유 제한 과도"
입력 : 2020-09-25 09:17:05 수정 : 2020-09-25 09:19:54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병사에 대한 징계처분으로 일정기간 부대나 함정 내 또는 그 밖의 구금장소에 병사를 구금하도록 한 옛 군인사법상 영창제도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24일 군에서 징계처분을 받아 영창에 구금됐던 육군 병포수 출신 A씨와 해군 조리병 출신 B씨가 낸 옛 군인사법 57조2항 본문 과 2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사건에서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법재판소 청사. 사진/헌재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헌법 12조1항 전문은 신체의 자유를 천명하는데, 이는 가장 기본적인 최소한의 자유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되기 때문에 신체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영창처분은 공무원의 신분적 이익을 박탈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징계처분임에도 불구하고 신분상 불이익 외에 신체의 자유 박탈까지 그 내용으로 삼고 있어 징계 한계를 초과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영창처분은 그 실질이 구류형의 집행과 유사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형사상 절차에 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영창처분이 가능한 징계사유는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그 기준이 불명확해 영창처분의 보충성이 담보되고 있지 않아 이를 두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적으로만 활용되는 제도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징계권자의 요구가 있으면 징계위원회의 심의·의결과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적법성 심사를 거쳐 처분되는데, 모두 해당 징계권자의 부대 또는 기관에 설치되거나 소속된 것이기 때문에 형사절차에 견줄만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군대 내 지휘명령체계를 확립하고 전투력을 제고한다는 공익은 매우 중요한 공익이지만 심판대상조항으로 과도하게 제한되는 병사의 신체의 자유가 위 공익에 비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어,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영창제도는 올해 2월4일 군인사법 개정으로 폐지됐다. 이번 사건은 법 개정 전 처분에 대한 사건이다. 헌재는 지난 2016년 3월 전투경찰순경에 대한 영장처분 근거조항에 대해 합헌으로 결정한 예가 있다. 당시 재판관들은 5대 4로 위헌 의견수가 과반수를 넘었으나 위헌결정 정족수인 '위헌 6명'에 이르지 못해 합헌으로 결정됐다.
 
헌재 관계자는 "이 사건 결정으로 병에 대한 영창처분의 근거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함으로써, 영창처분에 의한 징계구금이 헌법에 위반됨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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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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