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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세력 결집용?…트럼프 유엔서도 “코로나 중국 책임”
2020-09-23 11:05:25 2020-09-23 11:05:25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과 중국이 유엔 기조연설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책임론을 두고 충돌했다. 미국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진 책임을 중국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코로나19를 정치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국을 겨냥해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조연설을 통해 “유엔이 중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초기 대응에 실패해 전 세계가 중국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바이러스 초기 중국은 자국 내 여행은 막았지만 항공편에 대한 조치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 때문에 중국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진 것”이라며  “그럼에도 중국은 중국 여행을 금지한 나를 비난했다”고 덧붙였다.
 
유엔이 제공한 사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에서 사전 녹화한 영상을 통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마치 자국 청중을 대상으로 한 것처럼 보인다며 중국을 겨냥해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수사라고 분석했다. 재선을 40여일 앞둔 트럼프는 지난 7월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반중국 캠페인을 채택했다.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완화하고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한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사망자가 20여만명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또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명령에 따라 정보를 숨기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사이 전염이 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정보를 퍼트렸다"고 말하며 "유엔이 중국과 더불어 세계보건기구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명령에 따라 정보를 숨겼다는 주장에 대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번 연설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려면 전 세계 각국이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라며 “코로나19사태를 정치화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세계의 미래가 미국과 중국의 경쟁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미·중 갈등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새로운 냉전을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포퓰리즘과 민족주의는 바이러스를 억제하지 못하는 실패한 방식”이라고 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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