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코로나 방역, 엉뚱한 일에 헛심 쓰지 말아야
입력 : 2020-09-18 06:00:00 수정 : 2020-09-18 06:00:00
K-방역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K-방역에도 오류가 있다. 코로나와의 전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리가 확실히 아는 것은 적어도 올해 안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아마 내년 말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나온다 하더라도. 대응 무기에 문제가 있으면 그보다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어쩌면 감기나 독감, 입술에 물집이 생기는 단순포진처럼 인간과 영원히 함께할 수도 있다.
 
코로나 방역에는 그래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의료인 등 일선 방역 일꾼과 국민은 오랜 유행에 점차 지쳐가고 있다. 엉뚱한 일에 힘을 쓰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별로 중요하지도 의미도 그리 없는 일을 놓고 왈가왈부 하거나 티격태격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엉뚱한 곳에 예산과 인력을 낭비하는 일들이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 대표적 사례 가운데 첫 번째는 지역 사회 항체 형성률 조사다.
 
최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참가자 1440명을 대상으로 2차 항체검사를 진행한 결과, 1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항체 형성률이 0.07%였다. 지난 1차 항체검사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참가자 1555명 중 아무도 항체를 지니지 않았다. 서울 서남부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1500명 가운데 1명에게서 항체가 확인됐다. 1차 항체 검사 때 항체 형성률은 0.03%인 셈이다. 이런 결과를 두고 일부 언론은 1차 때보다 2차 때 2배 이상 더 높게 나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실제 진실은 아니다. 실제 진실은 0.03%보다 더 낮을 수도 있고 0.07%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 항체 형성률은 코로나가 대유행을 하고 있는 일부 유럽국가와 미국 등의 그것과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우리 항체 형성률 조사는 샘플의 규모와 시기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 국민에 일반화해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처럼 코로나 유행이 심각하지 않은 나라에서 항체 형성률을 아무리 조사해보아야 방역 대책을 세우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려 어느 신문 사설의 지적처럼 ‘방역 정책 신뢰만 떨어트린다.’ 0.03%나 0.07%나 ‘오십보 백보’다. 이보다 10배가 높은 0.3%나 0.7%가 나온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진실에 더 가까이가려면 수십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하면 된다. 하지만 수십만 명의 피를 뽑는 데는 엄청난 인력과 비용 등이 들어간다. 그렇게 해서 나오는 진실에 가까운 조사 결과를 안다 하더라도 방역에 그리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다. 대유행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이나 인도, 브라질 등과는 달리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잘 방어한다면 지역 사회 항체 형성률 조사는 할 필요가 없다. 헛심 쓰지 않기를 강력 권고한다.
 
두 번째는 우리 사회에서 코로나 방역의 고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소독제 뿌리기다. 지난  봄과 여름에 견주어서는 드론을 이용한 항공 소독과 길거리 소독이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거리 소독에 여념이 없다.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확진자가 생기거나 집단 발생한 곳에서는 건물 인근 도로와 주변에다가 경연대회 하듯 소독약을 마구 뿌려댄다. 실내 공간에서도 분무기로 소독약을 공중에 퍼붓는다. 세계보건기구와 정은경 청장이 그런 방식의 소독을 지양하고 손잡이 등을 일일이 소독약으로 닦으라고 강조해도 마이동풍이다.
 
소독약을 뿌리는 사람이나 그 공간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 건강 피해가 덜 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중에 분사하는 방식은 금지해야 한다. 소독약을 묻힌 수건 등으로 닦기가 곤란한 카펫 등에 한해서 바로 그 위에서 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앙정부가 소독약 지침을 만들어 지자체와 민간에 내려 보내도 그 지침서는 서랍 속에 들어가 있다. 중앙정부도 지자체장이나 소독 책임자에게 제대로 된 소독을 하고 있는지를 사후관리를 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모든 소독약은 독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소독업체는 인건비가 적게 들어가고 재빨리 공간을 소독할 수 있다는 이유로, 즉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공기 중에 뿌리는 소독을 국회, 어린이집, 병원, 요양원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고 있다. 매우 위험하고 실제 방역 효과도 떨어진다. 우리가 잘 몰라 엉뚱한 일에 헛심을 쓰는 것도 문제지만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런 일을 계속하는 것이다.
    
안종주 한국사회정책연구원 사회안전소통센터장(jjahn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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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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