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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시 구제없다"…의대생 입장 변화시 가능성은 남아
복지부 "공정성·형평성 어긋나는 문제"…국시원장 "구제책, 응시 의사가 전제조건"
2020-09-08 16:14:45 2020-09-08 16:14:45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정부가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자발적으로 거부한 의대생 86%에 대한 구제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않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의대생들의 자발적 시험 응시 의사와 '대국민 호소' 등이 동반된다면 구제 방안 마련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8일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미 한 차례의 시험 일정을 연기했고 접수 기간도 추가로 연기한 바 있기 때문에 이 이상 추가적인 접수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손 대변인은 "현재 의대생들이 국가시험을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에 구제 요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을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면서 "대한의사협회(의협)나 전공의 단체는 정부에 무엇을 요구하기보다는 의대생들이 스스로 '학업에 복귀하고 시험을 치르겠다'고 입장을 바꾸게 하는 노력을 우선하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전날 0시에 마감된 의사국시 실기 시험에는 응시대상 3172명 중 약 14%인 446명만 접수해 86%의 의대생들은 자발적으로 시험을 거부했다. 하지만 국시 접수가 끝난 다음날인 7일 전공의가 업무복귀를 선언하며 의대생들의 국시 구제 대책 마련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들은 의대생들에 대한 구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에 다시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련해 손 대변인은 "의협과 전공의 단체에서 의대생 국가시험 구제 요구를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라고 판단한다"면서 "의대생에게 국가시험의 추가적인 기회를 주는 것에 대해 많은 국민께서 공정성과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의료계는 유념할 필요가 있고, 이런 국민감정을 생각하면서 행동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의대생들이 직접 '시험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표한다면 구제 방안 마련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또 다른 방법이 있는지 정부와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의대생에게 재시험 기회를 주려면 의협이나 의대생, 전공의 등이 대국민 사과를 하든지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읍소해야 한다. 국민의 마음이 풀려야 한다"고 방법론을 제시했다.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은 "구제책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응시생들이 시험을 보겠다고 해야 하는 게 전제 조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응시율이 14%에 그친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에서 관계자들이 드나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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