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더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으로 인해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내세운 세계 1위 면세점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호텔상장 키를 쥐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실적이 부진한 해외 법인을 정리하는 등 내실다지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태국법인 청산을 검토 중이다. 현지 업체 킹파워와의 경쟁 속에 생존이 힘들어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태국 면세 사업은 롯데에는 '아픈 손가락'이다. 롯데는 2017년 방콕에 25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켜 시내면세점을 열었으나, 수완나품국제공항 면세구역 안에 물품 인도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수입품 판매를 하지 못했다. 롯데 방콕 시내면세점은 인도장이 없어 3년 가까이 수입품은 팔지 못하고 태국 토산품 120여개 브랜드만 취급한다. 이 때문에 거의 매출이 없는 상태였다.
롯데 측은 수차례 태국 정부 측에 인도장 허가를 요청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태국 법인 청산 여부는 검토 중”이라며 “태국 국제공항에 인도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킹파워의 독점적 지위를 넘어서기가 힘들었고, 최근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출혈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그간 롯데면세점은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다이궁(중국 보따리상)중심으로 면세 시장이 재편되자 해외로 영역을 넓혀 왔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국내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공항점 오픈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2018년 7월 호주 JR듀티프리가 보유한 호주 면세점 4개점(브리즈번공항점, 멜버른시내점, 다윈공항점, 캔버라공항점)과 뉴질랜드 1개 지점(웰링턴공항점)까지 총 5개 지점을 인수했고 인도네시아, 괌, 일본, 베트남, 방콕 등 총 8개국 14개 지점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롯데면세점은 2020년 해외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거두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나 올해 계획했던 해외 진출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당초 롯데면세점은 베트남 다낭 시내면세점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오픈을 앞두고 있었지만, 베트남 다낭점은 무기한 연기됐고 창이공항은 온라인으로만 우선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해외 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코로나19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미국 괌 공항점과 베트남 다낭 공항점 등 해외 점포 10곳을 임시 휴업 중이며 국내외 발길이 줄면서 면세점 매출은 사실상 제로 상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국가간 여행객이 줄면서 면세점 이용객이 최장 기간 최대 규모로 추락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이상 면세점 업계의 호황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 업계 최초로 호주·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5개 지점을 한꺼번에 오픈했다. 사진/롯데면세점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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