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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된 무허가 판자창고 걷고싶은 지역명소 재탄생
2020-09-02 14:02:15 2020-09-02 14:02:15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역 뒷편에 50년 넘게 자리했던 무허가 판자건물과 창고가 재생사업을 거쳐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모이는 중림창고로 재탄생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11월 문을 연 중림창고는 중림시장 등 일대를 다양한 동선과 공간으로 연결하며 살아있는 골목길로 재탄생시킨 점을 인정받아 최근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서울시 건축상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중림창고는 중림동 언덕길과 건물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형태가 특징이다. 길이 55m, 폭 1.5m~6m, 고저차가 8m 이상이 되는 대지의 특성과 50년간 지역주민의 기억과 함께한 창고의 장소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중림창고는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이 서울시로부터 위탁 받아 운영 중이다. 지하 1층은 지역주민들이 함께 이용하는 주민공동이용시설로, 지상층은 콘텐츠 기업인 ‘어반스페이스오디세이(USO)’가 입주해 수익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돼 재생을 넘어 자생을 이끌고 있다. 
 
수익형 복합문화공간에서는 책, 영화, 디자인 등 문화 전반의 다양한 인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심야 살롱 라운지’ 같은 프로그램이 열리고, 서점 같은 판매시설도 운영된다. 개관 이후 지난 8개월간 전시 및 토크쇼 등 25개 프로그램이 열렸고, 총 3000여명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설계자인 강정은 공공건축가는 “동네와 어울리는 건물이 되도록 고민을 많이 했고, 길의 독특한 지형과 조건에 맞춰 건물을 설계했다”며 “1층의 전면을 개방함과 동시에 거리와 접하는 모든 면에서 건물 내부로의 출입이 가능케 해 그 안을 한눈에 알 수 있고 중림창고에 머무는 사람들이 언제라도 지나가는 이들을 불러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소가 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그 다음 단계로 서울로7017에서 중림창고 앞으로 이어지는 노후 골목길 약 150m를 재생하는 ‘성요셉 문화거리 조성사업’을 시작한다. 이달 중 착공해 10월 중 완료한다. 서울로7017과 주변지역을 7개 길로 연결하는 서울로 2단계 연결길 사업 가운데 가운데 가장 먼저 선보이는 구간이다. 
 
걷기 불편했던 골목길엔 매끈한 포장도로가 깔리고, 골목길 곳곳에는 꽃과 나무를 심어 화사함을 더할 예정이다. 밤이면 어두웠던 골목길에는 야간조명시설이 설치돼 밤에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다. 또 동네에 오랫동안 자리했던 상가 외관도 개선한다. 초기 기획 단계부터 주민과 공공건축가, 서울시, 중구, 서울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이 머리를 맞대 협업하고, 중간지원조직인 골목스튜디오가 참여해 지역 특성에 맞는 설계안을 완성했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과 연결되는 낡은 골목길을 걷고 싶은 거리로 재생해 서울로7017을 통해 중림동으로 넘어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서울역 뒷골목 중림동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목표다. 
 
완성된 골목길은 지역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관리·운영한다. 상권활성화와 지역 내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다양한 마을 정책을 주민 주체로 추진한다.
 
도시재색을 거쳐 완성된 중림창고.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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