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을 빌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28일 2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가운데, 온라인에서는 구석구석 정곡을 찌르는 글이라는 네티즌 반응이 많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22만 7000여명이 서명했다. 청원인은 30대 후반의 평범한 직장인으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청원인은 "어느 대신은 집값이 11억원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함께 세금 정책, 인사 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7가지 조언으로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신하를 가려쓰시옵소서",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등을 적었다.
청원인은 또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 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등의 문장으로 문재인 정부 장관과 실세 정치인을 저격했다. 이 문장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름을 빌려 현 부동산 문제를 비판하는 문장으로 읽힌다. 또 그는 "해 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 물을 끼얹고"라는 문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풍자했고, "미 천한 백성들의/애 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로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비꼬았다.
정치권에서도 시무7조 청원이 회자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윤희석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한 편이 온 나라에 퍼지고 있다"며 "구구절절 옳은 말에 비판은 섬뜩하다. 콕 짚어낸 일곱 마디는 뼈 때리는 직언이고 정권 실세 이름 딴 두운은 통렬한 풍자"라고 말했다.
네티즌 반응도 뜨겁다. 이날 오전 네이버 포털에서 '시무7조 상소문'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고, 오후에도 10위권에 있다.
한 네티즌은 "구구절절이 옳은 얘기다. 상소문에 지적된 사람들 모두 반성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보살피는 정치를 하기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시무7조는 문재인 정권의 그동안 실정을 깊이 반성하고 남은 임기 국정을 이끌어갈 필수 지침서"라고 평가했다. 반면 "말장난이 심하구나. 나라가 힘들면 힘을 합쳐서 슬기롭게 극복해야지", "알맹이 없는 조은산 시무7조 시국을 함부로 엮어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한편 이 청원은 지난 12일 작성됐다가 청와대 청원 공개 과정을 걸쳐 글 게시 15일 만인 지난 27일 오후에 공개돼 하루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이끌었다. 그전까지는 글 작성 당시 부여된 인터넷 주소(URL)을 통해서만 검색해 서명 동참이 가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일부러 비공개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국민청원 공개를 위한 통상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사전 동의 100명 이상을 받은 청원 글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 절차를 거쳐 공개 여부를 판가름하는데, 해당 청원도 절차를 밟았다는 취지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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