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오르면 뭐하나"…코로나 재확산에 정유사 '깜깜'
8월 셋째 주 정제마진 0.6달러…3월 이후 최고
"소비, 다시 꺾일 수 있어…실적 개선 안 보인다"
2020-08-28 06:03:18 2020-08-28 06:03:18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전 세계적으로 원유 재고가 줄면서 정유사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반등하고 있지만 정유사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잠잠했던 코로나19가 다시 매섭게 확산하며 항공유 등 제품 수요 회복이 불투명해지고 있어서다.
 
27일 정유업계와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등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0.6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 3월 중순 이후 최고가다. 정제마진이 최근 들어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자 업계에선 이달 평균 정제마진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 정유사의 경우 4~5달러가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이다. 지난 4~7월에는 마이너스 대에 머물면서 '팔아도 손해'인 상황이었다.
 
27일 정유업계와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등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0.6달러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정제마진은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석유제품 수요 회복은 여전히 미지수다. 내수 시장의 경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어 전반적인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마진 회복 시점은 가늠할 수 없게 됐다"며 "아무리 국제유가가 회복돼 정유사 재고 손실이 줄더라도 마진이 배럴당 4달러를 넘기지 않는다면 실적 개선은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 전체 매출의 14%가량을 차지하고 등유 생산량의 90%에 달하는 항공유 수요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국내 항공유 소비는 195만배럴로, 전년 동기보다 37% 감소했다. 여기에 휘발유보다 높은 마진으로 정유사의 수익원 역할을 했던 항공유 수출량 또한 글로벌 여행객 감소로 줄면서 등유 마진은 3주 연속 마이너스 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복합 정제마진 상승을 견인한 휘발유 수요도 오름세가 주춤하다. 당초 업계는 여름 휴가철부터 추석까지 휘발유 소비가 많아지는 '드라이빙 시즌'에 휘발유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긴 장마와 태풍 등 기상 악화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동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추석 간 지역 이동 자제 방침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휘발유 수요 반등 전망은 더 어둡다. 경유 마진도 신흥국의 산업활동 둔화 등의 이유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정유사의 손실을 키웠던 국제유가는 바닥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0.04달러(0.1%) 오른 배럴당 43.99달러를 기록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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