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판매직원에 대한 '금융상품 숙지의무'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령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기존에는 가이드라인 성격으로 권고했지만,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다. 금융사 직원들이 숙지해야할 상품도 기존 파생금융상품에서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4일 "상품숙지의무 가이드라인을 이번 금소법 시행령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구현 방안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상품숙지의무제는 금융사 직원이 금융상품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판매하는 지침을 의미한다.
금융사 직원의 금융상품 숙지 의무는 지난 2017년에 가이드라인 성격으로 마련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로 법제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금소법으로 담기게 됐다.
당국 관계자는 "현재 금융사는 금융상품에 대한 위험고지 등 명확하지 않은 설명의무만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 판매직원은 상품이 어떤 위험이 있는지, 원금 손실은 어떤 방식으로 생기는지 등 상품구조를 상세하게 숙지하고 판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품숙지의무가 적용되는 범위도 확대했다. 우선 금융사 직원이 숙지해야할 상품이 확대된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파생결합증권(ELS·DLS) △파생결합펀드(ELF·DLF) △파생결합증권신탁(ELT·DLT) △펀드 자산총액 10% 이상 파생상품에 투자한 펀드 등 고위험상품이 대상이었지만, 향후 금소법에서는 예금·대출·파생상품 가릴 것 없이 모든 금융상품이 숙지 대상이 된다.
당국 관계자는 "구조가 복잡한 구조화상품이 아니더라도 예금·대출 등 모든 상품을 판매하는 직원은 숙지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는 숙지의무 과정을 '금융사 숙지자료 작성→직원 배포 및 학습→임직원 이행 점검 등 순으로 명시했지만, 앞으로 금소법에서는 숙지의무제 구현 방법을 은행 자율 내부통제로 맡길 계획이다. IBK투자증권의 경우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전에 상품 구조를 모두 숙지했다는 동의서를 받기도 했다.
상품숙지의무가 법제화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변화가 감지된다. 무엇보다 금융사들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게 됐다면, 이제는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숙지의무 위반'도 불완전판매 근거가 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정확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법안이 금융시장의 전문성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점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금융사 직원들 중에서도 금융상품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며 "앞으로 상품을 이해하지 못한채 파는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과 김현준 국세청장,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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