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최근 잇달아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사태가 불거지면서 증권사 이사진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자 피해 보상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자본시장 재편에 따른 사업 전략을 구체화 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내달 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홍성환 전 코스콤 금융정보본부장(상무)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홍 전 상무는 지난 6월 임기가 만료된 손성환 사외이사 자리를 이어받게 되며, 데이터 3법 개정과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 등으로 중요해진 정보보호와 전산오류 등 거래시스템 환경 개선에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전산오류가 잇달아 발생했던 만큼 관리·감독에 힘을 싣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전산장애와 관련해 17건의 민원을 받았다. 펀드판매 등을 포함한 전체 민원건수는 28건으로 작년 상반기(6건) 대비 약 5배 늘었다. 여기에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보상안 마련 촉구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해 IBK투자증권은 내부 TF를 통해 대책 마련을 모색하는 한편 배상안 등을 결의할 이사진을 재편한 모습이다.
현재 IBK투자증권 이사진은 대표이사인 서병기 사내이사를 비롯해 김경한 컨슈머타임즈 대표·김대환 전 외환은행 본부장, 박종용 전 이상기술투자 투자본부장 등 총 6명으로 이뤄져있다. 이는 기존보다 2명 더 늘어난 규모다.
이 가운데 김경한·김대환 사외이사는 지난 6월 신규 선임됐으며 이태훈 전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도 지난달 상근 감사위원(사내이사)으로 왔다. 중임된 박종용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이사진 전원이 올 들어 새롭게 꾸려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이사회가 디스커버리펀드 등의 사태에 어떤 결의를 할지도 관심이다.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부담으로 중도 퇴임한 경우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4일 박상호 삼일회계법인 고문이 사외이사직에서 중도 퇴임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7월 소속 법무법인이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의 변호대리인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중도퇴임한 박철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에 이어 두 번째다. 공식이유는 ‘일신상의 사유’다. 그러나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사태를 놓고 유동성 공급과 배임 우려 등을 고민해왔던 만큼 경영진과의 입장차가 있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NH투자증권 이사회는 옵티머스 펀드 가입 고객에 대한 긴급 유동성 공급방안을 논의했으나 ‘장기적인 경영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보류했다. 유동성 공급 이후 법리적 책임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밖에 라임무역펀드를 전액 배상안을 결정해야 하는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조윤제 사외이사가 지난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입성하면서 이사진에 공석이 생긴 상태며, 최근 라임펀드 선지급안 비율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KB증권은 지난 5월 임기 만료 예정이던 전성철·송인만·이장영 사외이사의 임기를 1년씩 연장했다.
전산장애, 사모펀드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사외이사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