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뷰티업계의 성적표가 엇갈렸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 속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반면 화장품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 확장에 나선 아모레퍼시픽과 애경산업은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코로나19 직격탄을 입은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디지털 사업 확장으로 하반기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0.6% 증가한 303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2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매출액은 1조78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반면 뷰티 맞수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분기에 이어 올해 2분기 또다시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영업이익은 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1808억원으로 24.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51억원으로 93.1% 급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부문 비중이 85%에 달한다. 주요 자회사이자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에뛰드, 에쓰쁘아 등은 코로나 19 직격탄에 매출과 이익이 크게 줄고 적자를 냈다. 즉,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줄여줄 완충재가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부진 속에서도 온라인 채널의 성장은 눈에 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온라인 채널 매출은 약 60% 늘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온라인 플랫폼 입점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은 관련 부서 확대와 내부 조직개편으로 빠르게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복안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확장과 관련 분야 유망 초기 기업 육성을 위해 온라인 패션 커머스 기업 무신사와 합자조합을 결성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디지털 채널 마케팅 강화와 투자 확대를 통해 하반기에도 온라인 매출은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화장품 사업이 전체 매출 비중에서 절반에 달하는 애경산업도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애경산업의 상반기 매출액은 28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6.0% 줄었고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61.1% 감소했다. 화장품 사업 매출액은 9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9.8% 줄었고, 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80% 감소했다. 반면 생활용품사업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 증가한 1848억원, 영업이익은 6.2% 늘어난 68억원을 기록했다.
애경산업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고 관련 마케팅 활동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 6월 펼쳐진 중국의 618 쇼핑 축제에서 전년 대비 약 50% 성장하는 성과를 거둔 것과 같은 성장을 이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면세점의 화장품 쇼핑 모습. 사진/뉴시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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