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브릭스펀드, 달러약세 딛고 다시 뜬다
북미 주식형보다 성과 좋아…중국비중 따라 수익률 엇갈려
중국비중 큰 미래에셋BRICs '웃고' 러시아 투자 우리G브릭스 '울고'
입력 : 2020-08-04 13:30:00 수정 : 2020-08-04 14:41:48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무차별적인 달러 공급으로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달러 약세를 우려한 자금이 금과 비트코인 등 실물자산으로 몰리며 덩달아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비하면 글로벌 유동성의 영향권에 함께 있는 이머징 증시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은 편이다. 오랜 기간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았던 브릭스(BRICs) 펀드가 조용히 달아오르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달러 약세로 브릭스(BRICs) 펀드가 다시 뜨고 있다. 사진은 2017년 9월 당시 중국 푸젠성 샤먼에 모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과 남아공 국가정상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브릭스, 불안해 보여도 성과 좋았다
 
브릭스 펀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브릭스 펀드는 투자에 제한이 있는 중국 본토가 아니라 홍콩 위주로 투자한다. 홍콩의 경우 국내 투자자들은 ‘시위 격화’로 인한 불안한 인상을 갖고 있다. 브라질은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수준인데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보도 마땅찮다. 잊을 만하면 전해지는 헤알화 급락 소식은 브라질 투자를 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러시아는 주요 산유국이라서 국제유가 폭락의 타격을 받았을 게 틀림없을 테고, 성장가도를 달리던 인도는 어느새 글로벌 경제뉴스 헤드라인에서 사라졌다. 
 
이런 인상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에게 브릭스 펀드는 예전의 명성을 잃은 불안한 펀드상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적어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만 놓고 보면 브릭스 펀드는 국내주식형 펀드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용 중인 브릭스 펀드들은 올해 들어 국내주식형 펀드의 성과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2년 이상 장기 성과에서는 월등하게 앞서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펀드는 1개월, 3개월 수익률이 각각 16.89%, 31.71%로 매우 좋았다.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아직 -26.54%로 부진하지만 그만큼 반등폭도 컸다. 러시아와 인도의 주식형 펀드들도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브릭스 펀드는 이들의 부진을 중국 투자로 커버해주고 있다.  
 
 
중국 집중 vs 러시아 배분, 성과 갈렸다
 
브릭스 펀드가 편입한 중국 주식은 대부분 홍콩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이다. 2005년부터 운용을 시작해 브릭스 펀드의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슈로더브릭스 펀드의 경우 알리바바가 차지하는 비중(2.7%)이 가장 크다. 텐센트홀딩스, 중국건설, 차이나페트로 등이 뒤를 잇는다. 슈로더는 장기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이 많다. 텐센트의 수익률은 1045%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편입 종목이 워낙 많아 브릭스 펀드들 중에서 성과는 중간에 머물러 있다.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는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 펀드다. 이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0.8%, 3개월 수익률은 28.63%에 달하는 등 운용성과가 좋다. 
 
반면 같은 브릭스 국가에 투자하는데도 우리G브릭스 펀드는 3개월 수익률이 미래에셋 펀드의 반도 안 되는 데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오히려 –11.7%를 기록 중이다. 1년 수익률 역시 부진하다. 
 
두 상품의 성과 차이는 운용방식과 그에 따른 종목 선택에서 발생했다.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 펀드는 종목을 따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기존 상품인 미래에셋차이나업종대표 펀드, 미래에셋인디아업종대표 펀드,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 펀드,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 펀드를 각각 15% 이상 편입하는 전략으로 운용한다. 최근(7월3일 현재)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텐센트홀딩스(6.93%), 알리바바(3.69%)는 같은데 메이투안디앤핑(2.68%), TAL교육그룹(2.62%),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2.43%) 등 상위 10종목이 모두 중국 기업들인 것이 눈에 띈다. 
 
1개월 수익률(13.00%)이 가장 높은 신한BNPP브릭스플러스 펀드도 편입 상위 10종목이 모두 중국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와 달리 우리G브릭스 펀드는 상대적으로 러시아 기업들에 많이 투자하는 중이다. 5월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이 펀드가 가장 많은 자금을 배치한 자산은 유로화 예금이다. 개별종목 중에서는 텐센트홀딩스(9.05%) 비중이 가장 크지만 다음부터가 러시아 종목들이다. 러시아 석유기업 루크오일(LUKOIL PJSC-SPON ADR) 7.42%, 러시아의 니켈 및 팔라듐 채굴업체 노르니켈(MMC NORILSK NICKEL PJSC) 6.30%, 러시아 철강업체 세버스탈(SEVERSTAL) 3.72% 등이 편입비중 상위에 올라 있다. 홍콩 주식 차이나모바일(3.51%)도 있지만 요즘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는 언택트(untact)나 성장 섹터가 아니다. 
 
우리G브릭스 펀드 운용은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가 맡고 있다. 이들은 운용보고서에 저평가된 러시아, 중국, 홍콩, 대만 순으로 비중을 확대했으며, 확신 있는 주식에 대한 상향식(버텀업) 투자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전통적인 가치투자 방식의 운용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투자인 만큼 환율 변동에 노출시킬 것인지 환율을 헤지할 것인지 여부도 중요하다. 우리G브릭스 펀드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 펀드는 중국과 러시아 투자만 환헤지를 실행한다고 밝혔다. 변동성이 큰 브라질 헤알화에 대해서는 두 상품 모두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어 그 차이는 크지 않아 보인다. 
  
투자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인해 성과가 벌어졌으니 앞으로의 펀드 전망도 현재 부진에 빠져 있는 가치주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달러약세 지속, 브릭스펀드에 주목
 
브릭스 펀드들의 성과는 전체적으로 양호하지만 펀드 설정액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연초 이후에만 560억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성과가 좋았던 미래에셋BRICs업종대표 펀드에서조차 125억원이 유출됐을 정도다. 슈로더의 브릭스 펀드나 미래에셋의 펀드 모두 장기간 자금이 유출된 것은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북미 펀드 설정액이 계속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만큼 오랜 기간 투자자들을 애먹였다는 반증이며,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펀드로 자금이 이동하는 투자 트렌드 변화에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달러 약세가 계속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 브릭스 펀드에 대한 관심은 아직 유효하다.
 
중국은 미국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다 대홍수로 인한 피해도 상당하지만 증시는 굳건해 보인다. 글로벌 유동성이 중국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3일에는 중국 민간 제조업 경기는 10년 이래 가장 가파른 확장세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의 경기회복 사이클 진입과 수해 복구로 인한 인프라 관련주의 수혜를 예상했다. 
 
러시아 증시는 유가 회복과 함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분석처럼 러시아 증시가 중국보다 저평가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블랙록은 지난달 중국 투자 비중을 줄여 러시아, 멕시코 등에 배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적어도 부담은 덜해 보인다. 
 
브라질은 코로나19 확산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브라질은 3일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75만명에 달해 미국 다음으로 많다. 누적 사망자도 9만4100명을 넘어 전 세계 2위다. 최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에서 코로나19 백신 1억회분 구매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단기 주가 상승률이 가장 돋보인 나라도 브라질이다. 미국과 중국보다 많이 올랐다. 1달러당 5.9헤알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5.3헤알 수준에서 횡보 중이다. 브라질 정부와 중앙은행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일단 주가는 여기에 편승할 전망이다. 
 
인도 증시도 상승세다. 인도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육박하는 2600억달러, 318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놓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이 중국과 갈등을 벌이면서 인도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것이 문제인데 주가는 경기부양에 좀 더 기운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펀드 전문가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달러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그동안 소외되어 있던 브릭스 국가들과 펀드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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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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