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체벌 허용 오인' 민법 징계권 조항 없앤다
민법 제915조 62년 만에 삭제…개정안 입법예고
입력 : 2020-08-04 10:18:57 수정 : 2020-08-04 10:18:5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훈육을 목적으로 아동을 학대하는 사건을 막기 위해 체벌 금지를 명확히 하는 내용으로 민법이 개정된다.
 
법무부는 민법 915조 징계권 조항을 삭제한 일부개정법률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민법 915조가 삭제되는 것은 지난 1958년 2월 제정 이후 62년 만이다.
 
우선 '친권자는 그 자(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한 민법 915조(징계권)가 삭제된다. 해당 조항 중 '필요한 징계' 부분은 그동안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돼 왔으며,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 부분도 실효성이 미미해 실익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민법 915조의 '필요한 징계',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 부분과 관련된 규정도 정비된다. 구체적으로 민법 924조의2(친권의 일부 제한의 선고) 에서 '거소의 지정이나 징계, 그 밖의 신상에 관한 결정' 부분이 '거소의 지정 내지 그 밖의 신상에 관한 결정'으로 수정되며, 민법 제945조(미성년자의 신분에 관한 후견인의 권리·의무) 중 제2호 '미성년자를 감화기관이나 교정기관에 위탁하는 경우'의 조항이 삭제된다.
 
이와 함께 '민법 915조와 945조에 따른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하는 것에 대한 허가'를 규정한 가사소송법 조항도 삭제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민법상 체벌 금지 취지를 명확히 해 아동 권리가 중심이 되는 양육 환경과 아동 학대에 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입법예고 기간 다양한 목소리와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대한 신속하게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 산하 포용적 가족문화를 위한 법제개선위원회(위원장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4월24일 아동의 권익 향상과 평등한 가족문화 조성을 위해 필요한 법제 개선 사항 중 하나로 민법 제915조 징계권을 삭제하고, 아동에 대한 부모의 체벌이 금지되는 것을 민법에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6월12일 세이브더칠드런, 사단법인 두루,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등 관계기관 간담회를 열어 아동 인권 전문가와 청소년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한 후 교수, 변호사 등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구체적인 개정 시안을 마련하는 등 민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단법인 두루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민법 제915조(징계권) 조항 삭제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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