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무산된 이스타항공, 거센 '파장' 예고
청산 수순 밟을듯…국토부 "자구책 마련해야"
노조 "체불임금 투쟁 계속할 것"
2020-07-23 16:33:31 2020-07-23 16:33:31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제주항공의 계약 해제 선언으로 이스타항공이 결국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항공은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자가 사라지면서 체불임금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진 이스타항공 직원들 또한 투쟁을 준비하고 있어 딜 무산에 따른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법정 관리에 들어가도 기업회생보다는 청산 수순을 밟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날 국토교통부 또한 이스타항공 M&A 무산과 관련해 "사실상 항공사가 파산에 이르게 되면 지원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이스타항공이 자구책을 마련해야 지원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파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M&A 성사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유일한 희망이었던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 선언을 무효화하거나 인수 계약 파기의 책임을 제주항공에 묻는 선택지만 남은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입장문을 통해 "제주항공이 주식매매계약(SPA)에 어긋나는 요구 조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이스타항공 경영에 개입해 구조조정과 셧다운을 지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이날 제주항공 인수 포기 선언 반박문에서도 "계약 위반·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제주항공에 있다"며 "1500여명 임직원과 회사의 생존을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내 경영 개입과 구조조정 지시 의혹을 부인하는 동시에 지난 3월 SPA 체결 당시 지급한 계약금 119억원에 대한 반환 소송을 준비할 전망이다. 통상 매수자의 일방적인 계약 해제에는 이행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지만, 계약 해제의 책임이 이스타항공에 있는 경우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5개월간 받지 못한 체불임금을 두고 투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25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체불임금에 대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총 300여명(40억원)의 임금체불 진정서를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 접수했고, 조만간 447명(50억원)의 임금체불에 대한 3차 진정서 접수를 앞두고 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M&A 결과와 무관하게 체불임금 관련해선 지속해서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 두 차례 진정서 접수에 이어 7월에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로 향후 계획을 줄줄이 수정하게 됐다. 이날 이스타항공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이사와 감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재차 무산됐다. 이날 오전 제주항공이 M&A 해제를 선언하면서 제주항공으로부터 신규 이사·감사 후보자 명단을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주항공의 인수를 촉구하고 직원들의 고용유지를 주장해온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도 앞서 오는 25일 계획했던 더불어민주당사 앞 9차 총력결의대회를 취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갑작스러운 계약 해제 통보에 일단 오는 총력결의대회 일정을 취소한 상태"라며 "결의대회의 본래 취지였던 '인수계약 촉구'에서 재설정이 불가피한 만큼 내부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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