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분기에만 4조4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낸 국내 정유 4사의 하반기 실적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유사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1분기 손실 규모가 막대한 만큼 아직 정상화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이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8%(0.71달러) 상승한 40.46달러로 장을 마쳤다. WTI가 배럴당 40달러 선을 회복한 것은 15주 전인 3월 초 이후 처음이다. OPEC+(석유수출기구와 기타 산유국들의 연합체) 감산에 각국 원유 수요가 일부 회복된 데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이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8%(0.71달러) 상승한 40.46달러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바레인 사히르 유전. 사진/AP·뉴시스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도 지난주 플러스로 돌아섰다. 한때 배럴당 -3.3달러까지 떨어졌던 정제마진은 지난 14주 동안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정제마진은 통상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으로, 그간 정유사들은 휘발유를 팔아도 손해를 보고 있던 셈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원유 수요가 대폭 줄어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기름 가격이 저렴해도 팔리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된 결과다.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타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재고에 대한 가치가 상승했고, 재고 평가 손익이 일부 개선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휘발유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점도 기대를 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하루 휘발유 1000만배럴가량을 소비했던 미국의 최근 일일 휘발유 수요는 830만배럴 이상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지역봉쇄 후 이 수치는 580만배럴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다만 국내 정유사들이 올해 안으로 의미 있는 실적 회복을 하기엔 무리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제마진도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배럴당 4~5달러 선까지 회복하지 못했을뿐더러, 코로나19 재유행 리스크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곳곳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원유수요가 조금씩은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올 1분기 국내 정유사들이 본 손실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훨씬 뛰어넘는 만큼, 올해 안으로 실적 정상화에 나서는 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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