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다음 달까지만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4월부터 이어진 사상 최대 감산량에 유가가 다시 오르면서 값싼 셰일가스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산유국들이 셰일가스의 질주를 막기 위해 유가를 40~50달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7일 정유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OPEC+)는 지난 4월 합의했던 하루 970만배럴 감산 합의를 7월까지만 유지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재감염 우려와 더딘 수요 회복으로 감산을 2개월 연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 달 연장으로 선을 그은 것이다.
미국 캔자스주 오클리 남쪽 들판에서 작동을 멈춘 오일 펌프 잭이 석양을 배경으로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미국 셰일 생산 증가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셰일가스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셰일오일 생산업체 파슬리 에너지와 EOG 리소시스는 최근 셰일오일 생산 재개 계획을 내놨다.
로이터가 인터뷰한 OPEC+ 러시아 소식통은 "만약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이상까지 상승한다면 미국 셰일을 포함해 대체 에너지 생산이 과도하게 많아질 것"이라며 "(OPEC+의)계획은 배럴당 40~50달러를 유지하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석유사들은 이미 올 가을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찍을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 시추업체 카나리(Canary LLC)의 댄 에버하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석유생산 업체들이 필요 이상으로 감산하면, 조만간 미국 석유 시장에 '미니 공급 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에 미국의 석유사들이 자본 지출을 줄이고 석유·가스 개발도 늦추면서 공급량 감소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엑손모빌과 로열 더치 셸, BP, 세브론, 토탈 등 5대 석유 메이저도 자본 지출을 평균 23% 줄였다. 원유 컨설팅 업체 리스타드 에너지는 2025년 석유공급이 약 하루 500만배럴 부족해 유가는 배럴당 68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OPEC+는 최근 감산 합의 시한을 7월 말까지 연장하기 위해 당초 예정된 이달 10일 회동을 지난 4일로 앞당기려 했지만 불발됐다. 이라크 등 일부 회원국이 쿠르드 자치권 문제 등을 언급하며 추가 감산 합의에 반대하면서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