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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류경식당 탈북자에게 재월북 권유한 적 없다"
"후원은 소속 변호사 개인…민변은 금원 지급 안 해"
2020-05-22 14:50:54 2020-05-22 14:50:54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국정원의 기획탈북 의혹이 제기됐던 중국 베이징 소재 북한 류경식당의 전 지배인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 전신)로부터 재월북을 권유받았다가, 이를 거절한 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를 통해 후원금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민변 측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변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민변은 당사자 또는 관련자에 대해 생활지원금 등 금원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류경식당 홈페이지 소개란에 게시된 북한 종업원들의 공연 모습. 사진/뉴시스
 
민변은 "다만 태스크포스(TF) 소속 변호사가 개인적으로 금원을 지급한 사실은 확인했다"면서 "이는 종업원들과 지배인으로부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 받은 해당 변호사가 주변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아 몇 차례 생활비에 보태 쓰라며 금원을 지급한 것이지 당사자에게 재월북을 권유하거나 제안한 사실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민변 소속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 TF'에 따르면 중국 류경식당 지배인 허모씨는 집단 입국 4개월만인 지난 2016년 8월 민변 사무실을 찾아왔다. 허씨는 민변 변호사들을 두 차례 만나 입국 경위와 생활의 어려움 등을 이야기했으나, 이후 허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 당시 국정원 직원의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일부 종업원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연락이 끊겼다.
 
이후 2018년 3월 허씨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고 입국 이후 2년간 기초생활 수급자로 생활하던 종업원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 같아 만나보면 좋겠다는 JTBC 기자의 주선으로 종업원들 4명과 만나게 됐다. 안정적 생활을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다 양심수후원회 소속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의 남편인 김모씨를 알게 됐다는 것이 TF측 설명이다.
 
2018년 11월 윤 당선자와 남편 김씨가 동석한 마포 위안부 쉼터 식사와 관련해서는 입국 경위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기초생활수급자의 신분으로 어렵게 살고 있는 종업원들이 평양이 고향인 길원옥 할머니를 만나 밥 한끼를 같이 하며 잠시나마 위안을 받도록 한 것이 전부였다고 설명했다.
 
민변은 "만남 이후 김씨와 양심수후원회 다른 회원 한명이 개인계좌를 통해 장 변호사에게 후원금을 송금해줬고, 이를 허씨와 종업원들에게 송금해준 것이 전부"라며 "그 외 장 변호사 개인이 허씨 등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요청을 받아 후원금을 몇 차례 보내준 적은 있으나, 민변 차원에서 법률지원 외 다른 지원금을 지급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두 차례에 걸친 후원은 정대협과 무관하고, 조선일보 기사에 언급된 안성 쉼터에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동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재월북을 권유하거나 강요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TF는 허씨는 스스로 언론에 밝힌 바와 같이 입국 전 국정원의 정보원 역할을 했고, 지배인의 지위에서 종업원들의 '집단입국'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자"라며 "지난해 10월 강요·협박·체포 및 감금 등 혐의로 검찰에 추가 고발된 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허씨는 스스로 민변을 찾아왔음에도 철저한 거짓으로 속여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누구보다 이 사건에 큰 책임이 있음에도 해외망명으로 어떤 책임도 지지 않은 채, 언론을 통해 무책임한 언사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건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고, 검찰 고발 사건은 고발인 조사 외에는 진척된 바가 없다"며 "허위사실을 짜깁기해 진상규명이 필요한 사안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전날 지배인 허씨는 한 언론을 통해 민변 소속 변호사로부터 2018년 6월 마포 위안부 쉼터에서 '기획납북'이었다는 취지의 공개 기자회견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12월 안성 쉼터에서는 다시 재월북하라는 회유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 논란이 일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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