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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자체보상안 나왔지만 투자자들 '글쎄'
금감원 분쟁조정 결과 최종반영…투자자들 전액보상 요구
2020-05-22 06:00:00 2020-05-22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라임자산운용의 펀드환매 중단사태와 관련해 판매사들이 자발적인 손실보상안을 내놨지만 판매사와 투자자간의 손실보상 분쟁은 장기화 할 것으로 보인다. 판매들의 자체적인 보상안이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안 결과와 연동되는데다 대다수 투자자들이 계약 파기와 전액 배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내놓은 자발적인 투자자 손실 보상안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결과를 최종 반영하겠다는 전제 조건이 달려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펀드로 손해를 입은 고객에 최대 70%까지 보상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라임운용펀드 판매사 현황. 표/뉴스토마토
라임사태와 관련해 판매사가 자발적으로 손실 보상에 나선 것은 신영증권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신영증권은 법인·개인 투자자들과 개별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국내펀드·무역금융펀드 개방형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는 30%, 법인전문투자자는 20%를 보상할 방침이다. 무역금융펀드 폐쇄형의 경우 법인은 50%, 나머지는 70%를 각각 보상한다. 보상금액은 투자자들과의 합의를 거쳐 결정하며, 추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결과에 따라 보상 비율이 달라질 경우에는 재정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결과에 따라 보상 비율이 달라지는 것이다. 자율적 보상안은 판매사들이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당국의 분쟁조정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규모가 약 1조7000억원 정도인데 19개 판매사들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판매금액이나 상품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일괄적인 보상안이 나오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조위 결정과 불완전판매 여부와 배임이나 법적 책임 등에 고려할 것도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적금과 달리 손실 가능성이 있는 투자상품에 대해 자발적인 보상안이 나온 것은 신뢰회복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법적 분쟁 등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보상안을)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전액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투자자와도 온도차가 크다. 라임펀드 한 투자자는 '라임자산운용환매중단피해자모임' 카페를 통해 "라임펀드는 사기판매이기 때문에 계약이 원천 무효인게 맞다"며 "생색내기에 그치지 말고 원금 전액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가 무역금융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계속 판매한 혐의가 있다고 밝혀진 만큼 100% 보상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미다. 다른 투자자는 "30%든, 70%든 선보상하고 추후 법적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라 추가 보상안이 나오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대신증권을 통해 라임펀드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이날 서울남부지점 앞에서 ‘환매피해보상 요구’ 집회를 열고 엄정수사와 환매 피해 보상을 촉구했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통해 투자한 피해자들 또한 집회 등을 통해 손실 보상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판매사들은 금감원 분쟁조정안을 지켜보고 보상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보상안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현재로서 없다"고 전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내달 경 분조위 결과가 나오면 이를 반영해 (보상안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선보상안에 대한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지만, 선보상안건 부의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는 22일 이사회가 열리는 것은 맞다"면서도 "라임펀드 관련 선보상 안건을 논의할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발적 보상안건은 21일 진행된 이사회에 상정되지 않았다"며 "라임 CI펀드의 경우 손실이 확정된 플루토나 테티스와 또 다른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손실액의 30%를 먼저 보상하는 내용의 은행권 공동 자율보상안을 채택할지 여부도 현재로선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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