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아직 물건이 다 들어온 건 아닙니다. 매일 조금씩 채워질 거니까 매일 오면 보는 재미도 있을 거예요."
7일 오전 10시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가오픈 첫날 문을 연 매장 안에서는 고객보다 직원들의 움직임이 더 눈에 띄었습니다. 매장 곳곳의 빈 매대에는 '상품 입고 준비 중'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직원들은 카트를 끌고 다니며 입고된 상품을 진열대에 채워 넣었습니다. 한쪽에서는 건어물 코너에 멸치와 오징어를 진열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냉동제품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7일 홈플러스 남현점에서 직원들이 물건들을 매대에 채워넣고 있다. (사진=이혜지 기자)
문은 열었지만…매대는 아직 채워지는 중
매장을 찾은 고객은 5명 안팎이었습니다. 카트를 끄는 고객도 있었지만 담긴 상품은 많지 않았습니다. 장바구니만 든 채 매장을 둘러보던 한 60대 남짓한 남성은 상품을 집지 않았고, 매장을 한 바퀴 둘러본 뒤 빈손으로 나가는 고객도 있었습니다.
신선식품 코너는 아직 완전히 채워지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과일 코너에는 바나나와 토마토 등이 소량 놓였고, 채소 매대 곳곳에는 빈 공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냉동 생선 코너는 대부분 비어 있었습니다. 반면 생선·육류 코너에는 이날 입고된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식품 매대에는 주요 브랜드 상품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풀무원 두부와 요거트, 냉면·떡볶이 등 간편식과 비비고 해장국·저염사골곰탕 등 즉석식품이 진열돼 있었습니다. 미국산 계란 30구 제품은 4990원에 판매되고 있었고, 대상 청정원과 CJ제일제당의 고추장·된장, 백설 설탕 등 주요 식품류도 매대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7일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진열된 물건들. (사진=차철우 기자)
스팸과 파스타 소스 등 가공식품과 아보카도 오일 등 조미 제품도 판매 중이었습니다. 의류 코너와 빵 판매대도 운영되고 있었고, 건전지 등 생활용품과 선풍기 등 여름철 상품도 진열돼 있었습니다.
오전 10시20분쯤에는 '동원'이라고 적힌 물류 차량이 물류 입고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영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상품 입고와 진열 작업은 이어졌습니다. 한 직원은 "물건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정식 오픈 전날인 12일까지는 거의 다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림막으로 막힌 곳 말고는 다 들어온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600~1000평 단층 매장 전환…회생 시험대 오른 홈플러스
매장 구조 변화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고객서비스센터 직원은 "원래 의류를 팔던 매장과 신선식품 파는 매장이 분리돼 있었는데 단층화하고 있다"며 "지하 1층은 운영하지 않고 지하 2층으로 다 내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영업 재개 이후 매장을 효율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입니다. 기존 대형 점포를 600~1000평 규모로 축소하고, 신선식품과 식료품, 자체 브랜드(PB) 상품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커머스(온라인 배송) 영업도 순차적으로 재개할 예정입니다.
같은 날 찾은 서울 영등포점도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매장 곳곳에는 빈 매대가 남아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영업 중에도 라면 등 상품을 계속 진열대에 채워 넣고 있었습니다. 의류 코너에는 같은 옷이 앞뒤로 두 줄씩 걸려 있었고, 식품 매대에는 동일 제품을 여러 개 배치해 공간을 채운 모습도 보였습니다. 상품 종류가 많지 않은 매대에서는 같은 제품을 앞뒤로 배치하거나 한 제품으로 매대 한 칸을 채운 모습이었습니다.
7일 홈플러스 남현점에서 한 남성이 계란 코너를 보고 있다. (사진=이혜지 기자)
영등포점에서도 상품 입고는 계속됐습니다. 진열 작업을 하던 직원은 "물건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매장을 찾은 고객은 많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인근 주민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장을 보거나 매장을 둘러봤고, 주변 상권도 한산한 모습이었습니다.
재개장은 시작됐지만 정상 영업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홈플러스일반 노동조합은 지난 6일 입장문에서 "일부 입고 지연 등으로 물류 수급에 다소 차질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재 상품 입고 상태와 현장 여건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정상 영업은 12~13일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홈플러스는 이날 임시 휴업 중이던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습니다. 지난달 13일 자금난으로 전국 매장 운영을 중단한 지 약 한 달 만입니다.
앞서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의 DIP(긴급운영자금) 대출 허가에 따라 200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지난달 16일 회생절차 폐지 위기에 놓였던 홈플러스에 메리츠금융 3사(메리츠증권·메리츠캐피탈·메리츠화재)가 DIP 지원을 승인한 지 약 3주 만입니다.
홈플러스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납품사·배송업체와 협의를 마무리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재개장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안에 매출 회복과 상품 공급 정상화를 이뤄내며 채권단 등에 회생 가능성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한편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오는 9월 4일입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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