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은행보다 더 준다더니…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 -2.7%
1분기 IRP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증시 폭락에 단기손실 불가피"
2020-05-07 06:00:00 2020-05-07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로나19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저금리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증권사 퇴직연금 수익률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높은 수익률을 내건 것이 무색한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 등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13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43조52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37조1830억원) 대비 17.07% 증가한 규모다.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나 개인이 퇴직급여 등을 금융회사에 맡기고 운용하는 것으로, 증권사들은 그동안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각종 이벤트를 전개하고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추진해왔다.
 
기존 퇴직연금 사업자인 은행·보험사와 차별화를 둔 것은 수익률이다. 시중은행이 자산의 80% 이상을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하는 반면 증권사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할 수 있어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퇴직연금 유지 규모와 반대로 수익률이 마이너스 구간에 진입했다. 특히 개인이 자유롭게 운용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PR)의 경우 모든 증권사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증권업계의 평균 IPR 수익률은 -2.72%로 지난해 1분기 0.36%에서 마이너스 전환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신영증권의 IRP수익률이 -9.5%로 가장 낮았고, 한화투자증권(-4.47%)·한국투자증권(-3.77%)·유안타증권(-3.03%)·삼성증권(-2.8%)·하나금융투자(-2.67%)·미래에셋대우(-2.54%)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증권업계의 수익률은 그동안 은행권, 보험업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 초 폭락장에서는 손실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 퇴직연금은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급락 등으로 부진했지만 장기 수익률은 여전히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며 “퇴직연금은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만큼 최소 5년 이상의 장기수익률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의 경우 신영증권(-2.18%)을 제외한 대다수 증권사들이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DB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1.44%다. DB형 적립금(29조5006억원)의 92%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되면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을 낸 것이다.
 
다만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 등을 포함한 총비용 부담률(작년 말 0.37%)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1.27%)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익률이 가장 좋은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로 2.07%로 나타났으며 이어 현대차증권(2.01%), KB증권(1.96%), NH투자증권(1.92%), 한국·하이투자증권(1.88%) 순으로 나왔다.
 
이밖에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의 평균 수익률은 -1.89%로 조사됐다. DB형 수익률은 신영증권이 -7.84%로 가장 낮았고 한국투자증권(-2.97%), 대신증권(-2.24%), 유안타증권(-2.18%)이 뒤를 따랐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