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SKT, '투자지침' 왜 부인할까?
2010-06-04 13:20:00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SK텔레콤은 새로운 투자 지침을 만든 적도, 적용할 계획도 없습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말 새로운 투자 지침을 마련하고, 올 회계년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는 <토마토TV>의 기사((6월1일자 'SKT 새 투자지침 시행')를 전면 부인했다.
 
<토마토TV>는 최근 SK텔레콤의 내부 문서로 추정되는 '투자관리, 운영관리 Guidebook'을 입수해 그 내용을 1일자로 보도했었다.
 
이 문서에는 조기행 SK텔레콤 관리부문(GMS) 사장이 지휘하는 전략기획실이 이를 작성했고, 지난해 11월 최종 수정된 것으로 돼 있다.
 
<토마토TV>는 취재과정에서 전략기획실이 지난해 A회계법인과 해당 문건을 작성한 뒤, 올초 대표이사인 정만원 사장에게 정식 보고하고, 각 사내회사(Company In Company) 전략기획팀에 하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지침은 투자사업에 대한 발의 과정, 사업계획서 작성과 경제성 분석에 대한 기준이 명시돼 있다. 또 투자 위험에 따른 투자 회수 시나리오와 실적에 따른 사후 관리 방식도 담고 있다.
 
그런데, SK텔레콤은 왜 이 문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걸까?
 
우선, 우리 기업들이 내부 문서가 공개될 경우 이를 부인하는 게 암묵적 관행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투자 지침'은 공개하기 어려운 내밀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럴 수 있다.
 
한 그룹사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투자 지침은 기업 비밀 중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에 보안을 철저히 할뿐만 아니라 노출되더라도 존재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이 문서가 SK텔레콤의 복잡한 내부사정에 따른 결과물이어서 그렇다는 추론이다.
 
SK텔레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정만원 사장 주도하에 만들었다는 새로운 투자 지침은 내부 역관계에 따른 결과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총괄사장격인 정만원 사장이 하성민 MNO부문 사장이나 서진우 C&I(Convergence & Internet) 부문 사장의 주요 업무 내용이나 중요한 결정을 확인하는 안전판으로 이 지침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SK텔레콤의 경우 대표이사가 CIC가 집행하는 투자나 주요 업무에 대해 알기 어렵고, 소통구조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돼 왔고, 정만원 사장이 최근 팀장들을 소집한 회의에서 이 문제를 공식 거론하기도 했었다.
 
이 지침이 사내회사 사장들의 직접 투자회사에 대한 전결 기준을 예시를 통해 명시하고 있는 점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지침에 구체화된 투자관리 체크포인트 중 대상과 주체, 승인규정 등도 사내회사의 움직임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국내 대표기업이라는 SK텔레콤이 보도를 통해 공개된 문서에 대해 무조건 "만든적이 없다"고  발뺌하는 것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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