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정부가 기간산업 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에 40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키로 했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법 개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기간산업기금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대신, 기업이 일정 수준의 고용을 유지하고 정부 지분출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야당은 기업에 높은 고용유지 비중을 요구하면 기업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정부 지분 출자도 국유화 우려로 신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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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정치권·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여야는 기간산업기금 조성 법안(산업은행법 개정안)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기간산업기금 조성 방안은 산업은행 산하에 기금을 설립하고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확보,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여야는 국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업을 지원하자는 기본방향에는 같은 의견이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자구계획 조건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원 기업에 △일정 수준의 고용유지 △정부 지분출자를 통한 이익공유 △배당·자사주 취득 금지 등을 제시했다. 정부가 나라빚을 통해 지원하는 만큼 기업도 고용을 유지하며 나라 일자리 지키기에 동참하라는 의미다. 또 향후 기업이 정상화될 경우, 정부도 지분출자를 통해 이익을 나눠가져야 한다고 했다.
야당이 가장 우려하는 건 고용유지 비중이다. 정부가 높은 고용유지 비중을 제시할 경우 오히려 기업들이 부담을 느껴 정부의 지원을 꺼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기업이 정부로부터 금융지원을 받더라도 높은 고용률을 유지해야 한다면 결국 경영 상황은 나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야당 관계자는 "정부의 고용유지 조건이 문제"라며 "기업이 부담갖지 않도록 최소한의 고용유지를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고용유지 강도가 너무 세면 정부의 지원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고용유지에 대한 자율성을 최대한 많이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고용유지나 자구계획을 못 지킬 시 받았던 돈을 다시 토해내야 할지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야당은 정부의 지분출자에도 반대다. 앞서 정부는 경영개입에 대한 의결권을 갖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야당은 어떤식으로든 정부가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면 국유화 내지는 경영간섭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법률에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고만 명시했다. 확실하게 '의결권 주식을 발행하지 않겠다'는 점을 못박지 않았다. 야당 관계자는 "정부가 주식을 취득할 시 의결권을 절대로 행사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 해야하는데 그런 내용이 법률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분을 취득하는 것 자체만으로 국유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에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이유로 민간기업에 너무 개입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입법 자체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도 있다. 아직까지 정부는 기금운영심의회 구성과 고용유지 비중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확정짓지 못했다.
여야가 엇박자를 보이면서 지원 결과를 기다리는 기업들만 애가 타는 형국이다. 정부와 여당은 어려운 기업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만큼 시행령 보강을 통해 합리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조만간 관계부처와 협의해 시행령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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