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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건 다 판다"…항공사, 눈물의 세일
유휴 자산 내놓고 혜택 더한 항공권 프로모션까지
2020-04-22 14:22:50 2020-04-22 14:22:5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항공사들이 '생존 세일'에 돌입했다. 유휴 자산은 물론 당장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항공권 팔기에도 열을 올리면서 각종 혜택도 쏟아지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며 항공사들은 최근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악화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앞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호텔·레저 사업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는데, 코로나19로 현금이 바닥나자 직원 복지 차원으로 제공했던 사원주택 부지 매각까지 나섰다. 아울러 파라다이스호텔제주 토지와 건물 등 추가 자산 매각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매각할 자산이라도 있지만 덩치가 작은 항공사들은 이마저도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막혀버린 국제선 대신 제주, 부산, 울산 등 국내선 확대를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운항을 멈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주기 돼 있다. 사진/뉴시스
 
각종 혜택을 주고 환불 고객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대 15%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선불 항공권을 5월까지 판매한다. 500만원짜리 선불 항공권을 산 후 실제로 항공권을 구입할 때 15% 할인을 받는 방식이다. 유효기간도 2년으로 일반 항공권보다 길게 잡았으며 구매 후 남는 잔액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다.
 
제주항공도 항공권 예약 취소 시 포인트로 환불받는 고객에 10%를 얹어 준다. 마일리지나 포인트는 재무제표에서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향후 부담이 커지지만 당장 현금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각종 혜택 제공으로 인한 미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항공권 판매에 나선 것은 자금 경색 때문이다.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받은 대출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상환하지 못할 위기다. 이달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는 대한항공은 240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0억원이다. 여기에 항공기 리스비와 각종 고정비를 더하면 필요한 비용은 더욱 커진다. LCC들도 매출은 '제로(0)'에 가까운데 나가야 하는 고정비만 쌓이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유휴자산 매각과 함께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1조원 규모 유상증자,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는 1조7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통해 버틴다는 계획이지만, 개점 휴업이 계속되면 대형항공사를 포함한 항공사들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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