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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 '항공 정비단지' 공약에 주목
인천·사천 후보들, MRO 산업 육성 의지 강조
2020-04-14 06:03:05 2020-04-14 06:03:0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인천과 사천시 후보들이 항공 정비사업(MRO) 단지 이슈를 두고 경쟁하고 있어 항공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두 지역구 후보들은 모두 항공 MRO 단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상황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과 사천시는 항공 MRO 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각각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영종국제도시가 있는 중구·강화군·옹진군에 출마한 조택상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준영 미래통합당 후보는 모두 항공 MRO 단지를 통해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사천시에 출마한 황인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하영제 미래통합당 후보도 당선되면 항공 MRO 산업을 더욱 육성하겠다는 주장이다.
 
현재 인천공항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4개의 정비고가 있는데 이들 정비고는 자사 항공기 위주로 간단한 정비만을 한다. 이 때문에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엔진·부품 고장 같은 중정비는 해외 업체에 위탁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해외로 나가는 비용은 연간 1조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전체 항공기 MRO 시장 규모가 약 2조3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가량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었던 셈이다.
 
항공업계가 인천·사천시에 출마한 후보들의 항공 MRO 육성 공약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정부는 국내 항공기 정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7년 사천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지원 대상 사업자로 선정했다. KAI는 2018년 한국항공서비스(KAEMS)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항공기 중정비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최근 인천공항도 MRO 단지 조성 계획을 밝혔는데 이에 따라 두 지역이 중정비 분야 경쟁 관계가 된 셈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인천공항 MRO 단지가 더 뛰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적사 항공기 상당수는 인천공항에서 이·착륙하기 때문에 사천을 왔다 갔다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용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신 경남 사천의 중정비 단가가 더욱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KAEMS와 중정비 계약을 맺은 한 LCC의 관계자는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김포공항에서 뜨는 비행기의 경우 인천 또는 사천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다"며 "어디가 더 낫냐보다는 관련 업체들이 많아지면 전반적인 중정비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 지역이 항공기 MRO 단지를 적극적으로 조성함에 따라 항공업계 내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정부가 MRO 산업을 지원하면 2030년 관련 고용이 최대 4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세림 노동연 부연구위원은 "정부는 장기적으로 해외 항공기 원제작사의 직접투자를 유도해 고부가가치 항공 정비영역으로 산업을 확장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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